행안부 설 명절 한시 지원 늘려
市는 추가 재원 조달 한계 냉담
이미 인센티브 7%→5%로 내려
국비 지원 삭감‧재정 악화 영향

정부가 설 명절 소비 진작을 위해 지역화폐 인센티브와 발행량 확대 카드를 꺼냈지만 세종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비 삭감과 재정 악화에 시비 추가투입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세종시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최근 설 명절이 있는 2월만 국비 지원율을 높여 지역화폐 할인율을 기존 10%에서 최대 15%까지, 월 구매한도 70만원을 월 100만원까지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국비 3000억원 중 1500억원을 조기 집행하고 참여 시·군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 국비 지원액은 2500억원으로 지난해(3550억원)보다 대폭 삭감했고, 정부의 국비 지원율 상향도 지방비 추가 매칭을 조건으로 하고 있어 재정난을 겪고 있는 세종시에는 큰 부담이다.

세종시 올해 예상 교부액은 전년 국비 배정 비율 12%를 적용하면 38억원으로 지난해(55억원) 대비 30% 감소할 예정이다.

더욱이 올해 여민전의 캐시백을 위해 시가 편성한 예산은 35억원으로, 지난해 175억원에 비해 20%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여민전 캐시백 혜택을 기존 7%에서 5%로 하향 조정했다.

시는 올해 지역화폐인 여민전 발행 규모를 3500억원으로 확정했다.

지난해 발행 목표액 3400억원보다 2.9%(100억원) 늘어난 것이다.

이같이 발행하려면 175억원의 캐시백 예산이 더 필요하다.

시는 국비 예산이 확보된다면 추경이라도 할 계획이지만 현재 재정 상황으로는 녹록지 않다.

시는 2020년 174억원, 2021년 300억원, 2022년 330억원, 2023년 230억원을 지역화폐 인센티브 예산으로 사용했다.

이 중 2020년 139억원(79.8%), 2021년 198억원(66%), 2022년 101억원(30.6%), 2023년 55억원(23.9%)이 국비 지원액이다.

시의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2020년 1789억원에서 2021년 3000억원, 2022년 3300억원, 2023년 3400억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발행액은 1조 1489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여민전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사용 금액의 7~10%를 돌려주는 캐시백 혜택 때문이다.

2020년 3월 출범한 여민전은 지역 자금의 유출을 방지하고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해 지역 소상공인의 실질적 매출 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 왔다.

2023 고객사랑브랜드대상 지자체브랜드 부문에서 4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여민전 캐시백을 5%로 낮춰 골목상권이 위축될 우려를 낳고 있다.

그렇다고 국비 지원 총액이 늘지 않는데 무작정 지역화폐 할인율과 발행 규모를 늘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세수 감소 등 여파로 여민전 할인율을 축소한 상태”라며 “국비 추가 지원이 아닌 지방비 매칭 방식이라면 현재 여건상 추가 예산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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