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론] 신길수 경제학박사·인문학세상 대표

지금 우리 사회가 심상치 않다.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던 우리나라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참으로 답답하고 걱정스럽기만 하다. 예의를 중시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문화는 우리 민족의 자랑이자 자존심이었다. 그런데 그런 자랑이자 자존심이 바닥으로 뚝 떨어지고 있다. 우리 민족 모두가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것과도 같다. 상처는 아무리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아픈 것이다. 하물며 마음의 상처는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기 마련이다. 대한민국의 자존심! 우리 민족의 자긍심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더 이상 추락은 용납될 수 없다. 더 이상 바닥으로 떨어져서는 절대로 안된다.

요즘 우리 주변에는 분노에 찬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있다. 오죽하면 민간자격증 중에 분노조절상담사 과정이 오래전부터 관심도가 높아졌을 정도다. 사람들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자제력을 잃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분노조절이 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사람 사는 사회에서 소통은 기본이다. 소통이 잘 되려면 서로를 신뢰하고 인정해 줄줄 알아야 한다. 신뢰하지 못하고 존중해 주지 않는다면 상호간에 원만한 소통은 기대할 수 없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이 있다. 사람을 대할 때 기본적인 예의범절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신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는 책임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상대방에게 한마디 말을 하기 위해서도 심사숙고해야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고 가볍게 행동하다 보면 실수를 범하게 되어 있다. 한번 두번의 실수가 반복되다 보면 인간관계는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번 떨어진 신뢰성을 회복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수많은 노력이 뒤따른다 해도 회복의 길은 멀기만 하다.

우리는 평생에 걸쳐 사람과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며 살아가고 있다.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과정 속에서 서로 소통이 잘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간에 소통이 원만할 수는 없다. 잘 맞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를 이루고 사회를 만들어 가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 세상이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자신과 조금이라도 의견이 맞지 않거나 기분을 언짢게 하는 일에 우리는 너무도 민감하게 반응하곤 한다. 평소 차분하고 안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온순한 성격에서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아마도 사회분위기 탓이라 해야 할까.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발생하고 차마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과격해지지 말아야 한다. 더 이상 아픔이 있어서는 안된다.

우리 모두가 긍정마인드를 갖고 칭찬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사회분위기를 한층 더 UP시키고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아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분노를 제대로 조절하고 절제하여 소통과 대화, 더 나아가 칭찬문화로 승화시킬 수 있는 우리 사회 풍토를 조성해 나가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민족의 자랑을 보존하고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다. 이제 우리 민족의 저력을 다시 한번 회복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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