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박성규 한의학 박사·예올한의원 원장

ADHD는 주의력 결핍 혹은 과잉행동 장애를 의미하는 질환으로 아동기에 많이 나타난다.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며 과도한 활동성이나 충동성을 보인다.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매달 10만 명 정도 ADHD 장애로 진료를 받고 있는데 갈수록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십 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나 소아나 2, 3십 대 환자도 적지 않다. 남자가 65%로 여자보다 비중이 월등히 높다.

임상에서는 ADHD 진단 후 대체로 도파민 수치를 늘려 뇌의 집중력을 도와주는 화학 약물을 투여한다. 단기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어 공부 잘하는 약으로 남용되기도 한다. 이 약물은 부작용과 중독 위험이 크다. 식욕부진과 소화불량, 심계, 두통 등이 생기며 심하면 환각이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유발한다. 세간에 유명인 마약 혹은 입문 마약으로 회자되는 프로포폴보다 더욱 심한 의존성과 중독성을 지닌다.

ADHD 환자가 급속히 증가한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양의사의 과잉 진료다. 7, 80년대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마구잡이로 맹장 수술을 했듯이 지금은 전 분야에 과잉 진단을 일상화하고 있다. 양의사의 도덕적 해이는 정상적인 아이도 ADHD 장애로 진단하여 약물을 처방하는 폐해로 나타나고 있다. 혹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일반 학생들에게도 처방을 남발한다고 한다.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은 아이의 특징이며 남자아이는 더욱 심하다.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생리다. 그렇지 않다면 병이 있거나 조숙한 아이일 것이다. 권율 장군은 외직을 전전할 때 어른스러운 아들의 행실을 전해 듣고 큰 그릇이 되기 어렵겠다며 한탄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는 짐승과 같아서 아무도 나를 바로잡아 주지 못했다“고 스스로 고백한 이는 이항복 선생이다. 양의사의 ’과학 미신‘에 사로잡힌 학부모의 맹신이 정상적인 아이들을 환자로 만들고 있다.

둘째, 임신과 육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아이들의 뇌 발달 장애와 정서불안을 가중하여 ADHD 증상을 유발한다. ADHD 장애를 가진 경우 일반 아이들과 다른 뇌 발달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아이의 뇌는 수태 후부터 생후 서너 살까지 형성된다. 즉 이 시기에 정상적인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사람의 성품 성질 성격은 모두 이 시기에 결정된다. 많은 이들이 정작 중요한 육아 시기에는 관심을 두지 않다가 뇌 형성이 완료된 후에야 육아와 교육에 집중하고자 하니 힘들 수밖에 없다.

셋째, 요즘 세태와 환경이 아이들의 인내심과 정서 함양을 저해하고 있다. 음식과 수면도 엉망이고 감각적 자극을 극대화하는 환경에 노출되어 아이들이 정서적 안정을 기하기 어렵다. 게임이나 유튜브 혹은 인터넷 서핑 등에 몰입될수록 학습 관련 분야나 단체활동에 순응하기 어렵게 된다. 양의사의 진단에 따라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은 근본적인 치료가 아닐 뿐만 아니라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므로 삼가야 한다. 경증 아이인 경우 환경을 개선하여 점진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한다. 게임이나 인터넷을 멀리하고 놀이나 스포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꾸어 주어야 한다. 남에게 피해를 줄 정도가 아니라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아이의 상태가 심각하다면 한의사의 진료를 통해 신체 이상을 파악해야 한다. 장부의 편승으로 정서 불안 상태가 지속되거나 과잉 행동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침과 한약으로 장부의 안정을 기하면서 주변 환경을 개선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육아는 수태 백 일 전부터 시작해야 한다. 부부의 심신을 안정하여 건강한 유전자를 물려준 후 임신과 출산 그리고 서너 살 때까지 육아에 집중한다. 이 시기에 아이의 뇌 발달과 정서 함양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면 ADHD 장애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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