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의원 강력 반대에도 임용
추경 심사 갈등 재점화 예고
청문회 등 놓고 재반박 거듭

▲ 사진: 연합뉴스
▲ 사진: 연합뉴스

세종시가 박영국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신임 대표 임명을 강행하면서 시와 시의회 관계의 급속한 냉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놓고 또다시 충돌로 이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시는 지난 26일 1001억원 규모의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는 안정적인 재정 운용을 위해 시장과 양 부시장 등의 업무추진비를 지난해보다 30% 줄이고, 여비·행사성 경비 감액과 사업 기간 조정 등을 통해 312억원을 감액하는 세출 구조조정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순열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시가 인사청문을 거치지 않고 재단 대표를 임명한 것에 대해 "앞으로 최민호 시장과 협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경 예산이 시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대폭 삭감되면 현안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시와 시의회가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인사청문회 실시 여부 등을 놓고 반박에 재반박을 거듭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는 지난 26일 설명자료를 통해 "박영국 신임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를 법과 규정을 준수하여 투명하고 공정한 채용절차를 통해 임명했다”고 강조했다.

또 “문화관광재단이 새로운 대표이사 지휘 아래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며 “독단적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임명을 강행했거나 협치를 무산했다는 주장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문화도시 조성계획 승인 등 시정 성과를 문화관광재단 대표 채용과 연결, 시와 문체부 간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처럼 제기한 의혹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아무 근거 없는 아니면 말고 식의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관광 활성화에 대한 시민의 열망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박했다.

앞서 이 의장은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9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최 시장이 오늘 임용을 강행할 예정"이라며 "의원과 의회는 안중에도 없고, 시민의 민의를 저버리는 독주·독단·독선적 처신으로 우려스러울 따름"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박 후보가 제출한 자기검증 기술서 내용이 임원추천위원들에게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등 부실검증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장은 "집행부가 지난 14일 임원추천위는 임용 후보자들이 제출한 자기검증 기술서를 토대로 철저한 자질 검증을 시행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으나 확인 결과 위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실한 심사자료와 엉터리 행정지원, 거짓 기자회견으로 철저한 인사 검증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능희기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