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박성규 한의학 박사·예올한의원 원장
춘궁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잊힌 단어고 젊은이들에겐 생소하지만, 불과 오십 년 전만 해도 생계를 걱정했다.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이들이 많았고 굶주림으로 죽은 이들이 뉴스에 보도되곤 했다. 요즘은 상상도 할 수 없지만 당시는 대부분 국민이 허기와 싸워야 했다.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매월 6천 명 내외의 미숙아가 병의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선천성 이상아는 매월 6만여 명이 진료받고 있다. 절대 빈곤에 시달리던 60년대에는 미숙아나 선천성 이상을 겪는 아이들이 많았다. 산모가 영양 결핍에 시달리니 태아가 잘 자랄 수 없었다. 이런 현상은 고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사라졌으나 근래 다시 미숙아나 선천성 이상을 겪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숙아나 선천성 이상아 외에도 소아 성장 장애를 겪는 아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제때 말을 못하는 아이와 걸음을 잘 걷지 못하는 아이도 많다. 통상 돌 전후에 말을 시작하고 걸음마를 시작하는 것이 정상이며 아이에 따라 조금 늦거나 빠를 수 있다. 하지만 두 돌이 지나도록 말을 못하거나 걷지 못하는 아이는 선천적으로 정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사라졌던 선천성 소아병이 다시 늘어난 것은 출산이 늦어진 것과 수태 조리와 임신 조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천성 소아병은 근본적으로 부모의 정기가 쇠약하거나 임신 중에 태아를 제대로 기르지 못해 발병한다.
여성은 28세를 정점으로 그리고 남성은 32세를 정점으로 정기가 쇠약해지기 시작한다. 나이가 정점을 지났거나, 무정자증, 생리불순, 생리통 등을 앓는 사람은 수태 전에 병증을 치료하고 정기를 돋우어야 한다. 마음을 편안히 하고 생활을 규칙적으로 영위하면서 한의사의 진단에 따라 체질과 병증에 맞는 한약으로 조리한다. 이렇게 수태 조리하면 여성은 생리 관련 병증이 사라지면서 자궁에 활력이 넘치게 되며 남성의 정자는 수도 많아지고 활력을 띠게 된다.
임신 후에는 더욱 각별히 조심한다. 배 속에서 열 달을 키우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은 분명하지만 수태와 임신을 통해 아이의 성품과 성질이 모두 결정되므로 아이와 가족의 장래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데 힘써야 한다.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고 음식은 항상 담백하고 가볍게 섭취하며 특이한 음식이나 약물은 피한다. 특히 술, 담배, 화학약품은 아무리 가벼운 것이라도 태아에 치명적이므로 엄히 금한다. 마음을 편안히 하고 두뇌 활동을 줄이며 정서를 함양하는데 시간을 투자한다. 놀라거나 넘어지거나 화내지 말고 여행을 자제하고 성관계도 멀리한다. 여성의 나이가 정점을 지났거나 인공 수정 등으로 수태한 경우 스스로 아이를 기르기 어려우므로 모체의 정기를 돋우고 자궁을 강건하게 하는 한약을 꾸준히 복용한다. 이렇게 수태 조리, 임신 조리에 힘쓰면 올바르고 건강하며 똑똑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 역사상 이를 실천한 대표적인 사람이 월사 이정구 선생이며 아들 손자와 함께 삼대 문형이 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행여 아이가 미숙아 혹은 선천성 이상아로 태어나면 바로 양방의 도움을 받아 응급처치해야 한다. 의료기기와 외과술의 발달로 대부분 선천성 이상은 잘 치료가 된다. 양방의 응급처치 후 아이의 체질과 병증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여 아이의 정기를 보충해야 제대로 성장한다. 또한 성장 장애가 발생하여 언어나 걸음이 늦는 아이는 인지 즉시 한의사의 진단을 받아 체질과 병증에 맞는 한약을 꾸준히 복용케 하여 아이가 정상 성장하도록 한다. 치료 시기가 지체될수록 아이의 정상 성장에 방해가 된다.
사회가 선진화 고도화될수록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고 그로 인해 아이 양육에 어려움이 많다. 수태 조리, 임신 조리, 소아 조리에 힘써 아이가 축복 속에 태어나 훌륭히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 양육은 수태와 임신에 투자를 많이 할수록 성과가 크므로 부모의 인식 변화뿐만 아니라 국가 시스템 보완도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