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차 미만 사표 매년 증가세
9급 임용시험 응시율도 낮아져
악성 민원·박봉‧과도한 업무 탓
처우·보상 체계 우선 고려돼야

세종시 새내기 공무원들의 공직사회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공직사회에 발을 들인 지 5년도 채 되지 않아 퇴사하는 이른바 ‘조기 퇴직 공직자’가 2021년 29명, 2022년 34명, 2023년 41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평균 34.6명이 공무원을 포기하는 셈이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가 낮은 임금과 악성 민원, 과도한 업무, 경직된 공직문화 등으로 공직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공무원 인기도 옛말이 됐다.

공무원 응시율 또한 매년 낮아지고 있다.

세종시 지방공무원 9급 임용시험 지원자 수는 2021년 1244명에서 2022년 1235명, 2023년 1157명으로 매년 감소했다.

경쟁률도 2021년 15.4대 1, 2022년 12.1대 1, 2023년 8대 1로 떨어졌다.

올해가 시작된 지 4개월여 만에 직원 9명이 의원면직하면서 공직사회의 위기감도 심화되고 있다.

퇴직 이후 연금 불안전성 등 젊은 공무원들의 공직사회 이탈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공직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가 공직을 떠나는 저연차 공무원들을 붙잡기 위해 승진 기간 단축 등 당근책을 내놨다.

저연차 공무원의 연가 일수는 최대 3일, 초과근로 상한 시간은 월 43시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공무원의 계급별 승진 소요 최저 연수도 대폭 줄인다. 지금까지는 9급에서 4급까지 올라가려면 최소 13년이 걸렸지만 앞으로는 8년이면 된다.

재난·안전 분야에 2년 이상 계속 근무한 공무원은 ’승진임용 배수 범위‘ 적용을 면제하고 근속 승진 기간도 1년을 단축해 심사요건도 완화된다.

근무 여건 개선 방안도 마련했다. 기존 5세 이하 자녀를 키우는 공무원에게 24개월 동안 1일 2시간씩 부여하던 육아 시간을 8세 이하 자녀 양육 공무원에게 1일 2시간씩 36개월 동안 제공한다. 재직 4년 미만 공무원의 연가일수도 현행 12일에서 15일까지 확대한다.

초과근무 상한 시간은 현행 ‘일 4시간·월 57시간’에서 ‘일 8시간·월 100시간’까지 늘려 실질적으로 받는 수당도 늘어나도록 했다. 야근할 경우 받은 식사비(급량비)도 8000원에서 9000원으로 인상한다.

그러나 결국엔 처우·보상 체계와 조직 문화부터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의원은 “젊은 공무원들의 잦은 이탈은 공직사회의 위기 요인이 분명하다”며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업무 과부하를 조정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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