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2건… 2년 새 2배 늘어
올 상반기에만 28명 명퇴 신청
모욕·명예훼손 등 교권추락 탓

세종시 내 각급 학교에서 발생한 교권 침해 건수가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교권 침해 건수는 2021년 33건에서 2022년 50건, 2023년 62건으로 2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교권 침해의 대부분은 학생들의 폭언·욕설, 수업 진행 방해 등이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에게 사회봉사나 특별교육 등 계도 위주의 조치를 했지만 교권을 심각하게 침해해 출석정지나 전학 조치까지 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발생한 교육부 사무관의 ‘왕의 DNA’ 교사 갑질 논란이 대표적인 교권 침해 사례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A 사무관을 명예훼손·모욕죄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

교권 추락 등으로 괴리감을 느낀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고 있다.

세종시 유·초·중등교사 명예퇴직 현황을 보면 2020년 28명에서 지난해 35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3년 전보다 25% 늘어난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도 28명의 교사가 사직 의사를 밝혔다.

초등학교 교사 중 명예 퇴직자는 2021년 4명에서 지난해 10명으로 2.5배 급증했다.

중등교사 역시 2021년 21명에서 지난해 22명으로 늘었다.

임기를 채우지 않고 퇴직하는 교사들이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학생 지도에 대한 어려움’이 첫 번째로 꼽힌다.

또 교사로서의 자긍심 하락, 가중한 업무 부담 등도 거론된다.

명퇴 사유는 대부분 ‘건강상의 이유’를 꼽는다.

하지만 속내는 다를 수 있다.

지난해 서울과 대전에서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부모 악성 민원으로 연이어 숨지는 등 교권 추락 문제가 대두되며 교육환경의 피로감과 사기 저하 등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학교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학교변호사 제도를 전국 처음으로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학교변호사는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법률 자문을 지원하는 학교급별 전담 변호사 제도다.

또 올해 새 학기부터 교원 마음건강 치유 전문의료기관을 확대하고 치료지원비도 교원 1인당 최대 2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교권침해 이슈로 퇴직을 앞둔 교사들의 피로감이 상당했을 것 같다”면서 “교원의 심리적 안정과 안전한 교육활동 보호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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