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눈] 김재국 문학평론가·에코 색소폰 대표

웃음은 ‘큰 소리로 웃는다’라는 라틴어 카신누스(cachinnus)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것은 호흡근육인 횡격막의 단축적 수축이며 갈비뼈 사이의 늑간 근육과 후드를 감싸는 후두 근육의 움직임으로 일어나는 호흡의 일종이다. 이는 인간의 본능적 반응으로 우리가 즐거움을 느낄 때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인식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웃음은 걱정, 분노, 공포, 근심 등 부정적 감정에 압도당하지 않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중요한 방어기제라고 하였다. 러시아 심리학자인 코노프도 이와 유사한 해방 이론을 제시하였다. 이론에 의하면 웃음은 우리가 긴장이나 제약에서 벗어났을 때 나타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긍정적 감정을 유발시키는 행위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접할 수 있는 대중매체의 각종 뉴스는 웃음보다는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내용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언젠가 문학 모임에서 한 소설가의 신세타령을 들은 적이 있다. 이 소설가는 최근 소설을 쓸 소재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유인 즉, 현실 세계에게 일어나는 각종 사건이 소설가의 상상력을 앞질러 가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말이다. 과거 소설 속에서 나올 법한 사건이 대중매체에 도배가 되고 있는 현실이니 말이다.

웃음 연구자들에 의하면 웃는 연습을 통해 억지로라도 웃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스울 때 웃은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위이다. 그러나 우습지 않더라도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웃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삶을 윤택하고 건강하게 변화시킨다고 하니 말이다.

1960년대 미국의 심리학자 실반 톰킨스(Silvan Tomkins)가 주장한 안면 피드백 이론을 살펴보자. 그것은 사람의 감정 체험이 얼굴 표정에 영향을 받는다는 게 핵심이다. 웃는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사람의 표정을 통해 감정이 조절된다. 이는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감정을 바꿀 수 있으며 표정을 바꾸면 감정 상태가 달라진다. 웃음을 유발하고 긍정적 표정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웃음은 다양한 효과를 가지는데 특히 스트레스 해소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웃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엔도르핀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웃음은 면역력 강화에도 작용하여 웃으면 면역세포가 활성화되고, 바이러스와 암세포에 대항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한다. 웃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우울감을 해소하고, 불안감을 완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웃을 때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여 심혈관 건강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웃음은 우리 몸의 향상성을 지키고 생명활동이 이상적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을 도와준다. 아울러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혈압, 맥박, 호흡의 변화에 영향을 미쳐 그 운동성을 극대화하는 리셋효과가 있다. 함께 웃으면 상대방과 유대감이 강화되고, 친밀감이 증진되어 대인관계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결국 웃음은 나와 세상의 관계를 평온하게 유지시켜 줌으로써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묘약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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