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개업 41곳<폐업 53곳
경기불황 장기화·고금리 영향
매매거래 실종에 운영난 심화

경기불황과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세종지역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문을 닫는 공인중개업소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지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4개월간 세종에서 문 닫은 공인중개업소는 53곳에 이른다.

같은 기간 개업은 41곳에 달해 개업보다 폐업이 많은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세종시 내에서 지난 한 해 폐업한 공인중개업소는 무려 149곳까지 늘어났다.

올해 들어 세종에서도 적지 않은 공인중개업소가 신규 등록(41곳)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지만, 기존 영업 중인 곳들은 운영난을 이기지 못해 결국 문을 닫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폐업이나 다름없이 문만 열어놓은 곳도 많아 실제 휴·폐업 사례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역시 주된 원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시장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운영난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 감소세는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고금리 발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실제로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 폐업 현황을 보면 2019년 177개에서 2020년 114개로 줄었다가 2021년, 2022년 각각 146개, 2023년 149개로 증가 추세다. 4년 새 15.8%가 늘어난 수치다.

부동산 시장에서 중개업소 수는 부동산 경기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부동산 중개업소 폐업 수가 급증한 것은 당분간 부동산 거래량이 늘거나 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올해 들어 지난 3월 기준 세종지역 주택거래량도 예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세종지역의 3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411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654건보다 37.2% 감소했다.

또 최근 5년 평균 대비 27.3%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공인중개사들의 고충이 얼마나 큰지 엿볼 수 있다.

더욱이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다.

올해 3616가구가 입주 예정인 세종은 내년에는 28.4%에 불과한 1027가구가 입주한다.

지난 2011년 첫마을 아파트 입주 시작 이래 가장 적은 물량이다.

이처럼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2022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면서 분양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종시 다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고금리와 경기불황 장기화로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손님이 한 달에 1~2명 정도에 불과하고 거래도 몇 달째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세종=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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