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우리나라 ICT분야 최고 학회를 말해보라고 했을 때 통신학회라고 답한다면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사실 주요 임원 모임에 가보면 한마디로 ‘대단들 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연구면 연구, 강연이면 강연, 술이면 술’, 못 하는 게 없다. 내가 주요 임원이었을 때 매월 임원 회의를 아침 7시에 했다. 간단히 조식을 겸하면서 하는 임원 회의인데 이 이른 시간에도 지각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건 그렇고 현재 통신학회 부회장을 하시는 황 교수님이 있으신 데 정말 온화하고 일도 엄청 잘하신다. 많은 것을 이 분에게 배운다. 오늘은 이분이 어디서 본 내용이라고 하시면서 보내 주신 글 중 고스톱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소개 좀 하고자 한다.

◇ 고스톱과 인생

첫 번째가 ‘낙장불입’이다. 순간의 실수가 큰 결과를 초래, 아이들에게 ‘낙장불입’을 가르침으로써 인생에서 한 번 실수가 얼마나 큰 결과를 초래하는지 인과응분에 대해 깨우치게 한다는 주장이다. 둘째가 ‘비풍초똥팔삼’, 살면서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할 때 우선순위를 가르침으로써 위기 상황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가르친다. 셋째가 ‘밤일낮장’, 밤일과 낮일이 정해져있다. 인생에서는 밤에 해야 할 일과 낮에 할 일이 정해져 있으므로, 모든 일은 때에 맞추어해야 함을 가르친다. 넷째가 ‘광박’, 광 하나는 가지고 살아라. 인생은 결국 힘 있는 놈이 이긴다는 사실을 가르침으로써 광이 결국은 힘이라는 사실을 깨우치게 해서 최소한 광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인생에서 실패하지 않음을 깨우치게 한다. 다섯째가 ‘피박’, 쓸데없는 피가 고스톱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우치게 해서, 사소한 것이라도 결코 소홀히 보지 않도록 한다. 여섯째가 ‘쇼당’, 현명한 판단력이 있어야 생존. 고스톱의 진수인 쇼당을 안다면 인생에서 양자택일의 기로에 섰을 때, 현명한 판단력을 증진 시킬 수 있다. 일곱 번째는 ‘독박’, 무모한 모험이 실패했을 때 속이 뒤집히는 과정을 미리 체험함으로써 무모한 짓을 삼가게 한다. 여덟 번째가 ‘고’, 인생은 결국 승부라는 것을 가르쳐 도전정신을 배가시키고 배짱을 가르친다. 아홉 번째가 ‘스톱’, 안정된 투자 정신과 신중한 판단력을 증진시키며 미래의 위험을 내다볼 수 있는 예측력을 가르친다. 마지막이 ‘나가리’, 인생은 곧 ‘나가리’라는 허무를 깨닫게 해주어 그 어려운 ‘노자사상’을 단번에 이해하게 한다.

◇ 고스톱도 모르는 정치판

용산과 여의도에 피박의 무서움을 알려주고 싶다. 높으신 분들 입장에서는 ‘광’하고 ‘고돌이’ 들고 있다고 우리 같은 민초들이 쓸데없는 ‘피’로 보이겠지만 우리가 결심하면 ‘피박’을 당하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이태원참사’, ‘채상병 사망’ 등이 사소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민생의 첫째는 국민들의 생명 보호이다. 아울러 야당은 표 좀 많이 얻었다고, 여당은 우리가 정권을 잡고 있다고 ‘고’만 외치는데 기가 막힌다. 조금만 더 ‘고’해라. 오래지 않아 ‘독박’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