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김정숙 여사의 2018년 11월 인도 타지마할 방문에 대해 "영부인의 첫 단독외교"라고 묘사한 것을 계기로 김정숙 여사 특검 실시 등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이같이 서술한데 이어 문 정부 시절 외교부 제1차관이었던 최종건 연세대 교수도 2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영부인의 첫 단독외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다시 김 여사가 '버킷리스트' 실현하기 위해 '셀프 초청'을 하고, 대통령 전공기를 동원해 관광을 다녀온 것이라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최 전 차관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문 전 대통령이 다른 일정으로 인도 방문이 어려워지자 인도에서 김 여사 초청을 제안해왔으며, 실제로 초청장도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먼저 인도 측에 김 여사 초청을 요청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와 관련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18일 페이스북에 영부인 단독외교 주장에 대해 "능청맞게 웬 흰소리냐"라며 "제가 국정감사를 통해 외교부가 김 여사를 초청해 달라고 인도 측에 먼저 타진한 '셀프 초청' 사실을 확인했고, 급히 예비비를 편성해 대통령이 탑승하지 않으면 달 수 없는 대통령 휘장을 대통령 1호기에 버젓이 걸고 대통령인 듯 인도를 다녀온 것을 모두 밝혔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김정숙 여사는 업무상 횡령·배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대통령 부인에 대해 특검을 한다면 김정숙 여사가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국민의힘 소속인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지난해 12월 "(김정숙 여사가) 사실상 여행을 목적으로 예비비 4억 원을 편성해 사용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김 여사를 국고 손실 등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한편, 김대중 정부 대통령비서실장·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의 '최초의 영부인 단독 외교' 주장에 대해 "그게 처음이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님이 유엔총회 초청을 받아 연설하러 갔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서울=이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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