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명 식 진천군체육회장
두 차례 대회 연기·취소에도 도전
시설 확충·경기력 취약 종목 보강
'전문·생활·학교' 체육 균형 발전 노력
"지방체육 중심지로 우뚝 설 것"
김명식 진천군 체육회장은 지난 9∼11일 충북 진천군 일원에서 열린 63회 충북도민체육대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하고, 종합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이번 도민체전은 생거진천 종합운동장 일원에서 '진천을 뜨겁게, 충북을 새롭게'라는 슬로건 아래 11개 시·군 50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석해 고장의 명예를 걸고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17년 만에 진천군에서 개최된 도민체전을 성공리에 개최하고 종합우승을 이끈 김 회장은 만나 소회를 들어봤다.
63회 충북도민체육대회가 성공 개최와 함께 진천군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소감 한 말씀.
"지난 2020년 민선 초대 체육회장에 취임한 이후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회 성공개최와 종합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 너무도 열망한 순간이었기에 대회를 무사히 마치고 폐회식에서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섰을 때 저도 송기섭 군수님도 눈시울이 붉어질 수밖에 없었다.
성공 개최와 종합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은 누가 봐도 쉽지 않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러나 당초 2020년 6월 진천군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59회 대회가 코로나19로 무산된 뒤 두 차례의 연기와 취소를 거치는 역경 속에서도 도전을 향한 발걸음을 절대 멈출 수 없었다. 위기는 기회로 변했고, 진천군은 그사이 체육시설을 한층 늘리고, 취약 종목들을 더욱 보강할 수 있었다. 진천군체육회가 종합우승이라는 경기력 측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꼼꼼한 대회 준비에 열정을 쏟아주신 송기섭 진천군수님을 비롯한 군 공직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 드린다."
개최지 이점을 감안하더라도 진천군의 종합우승은 의외라는 평가다. 준비과정부터 자세히 설명해 달라.
"이번 대회에 우리 진천군은 총점 2만9346점을 획득하며 청주시(2만6688점)를 크게 누르고 종합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거뒀다. 진천군이 얻은 총점은 역대 63회에 걸친 대회 역사상 가장 높은 점수다. 도민체육대회 종합우승은 진천군보다 인구가 10배나 많은 청주시를 꺾어야 하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다행인 것은 59회 대회가 무산된 후 4년의 대회 준비 기간이 더 생긴 것이었다. 종합우승을 위해서는 각 종목이 우승도 많이 해야 하지만 하위권 성적 없이 고른 성적을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시간을 벌게 되니 응급처지가 아닌 제대로된 치료가 가능했다. 지난 수년간 도민체전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족구 종목의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국의 최상급 족구 선수들을 영입해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할 정도의 강력한 팀인 '생거진천런' 족구단을 탄생시켰고, 이번 대회에서 여유롭게 우승하며 대회 2연패를 이뤘다. 또한 청주에 늘 5골차 이상으로 패배했던 학생부 축구는 진천군 유소년FC 창단으로 처방했다. 지난 2020년 공식 창단한 진천군 유소년FC는 도단위를 넘어 해마다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쏟아냈고, 이번 대회에서도 대회 내내 단 1실점도 하지 않는 완벽한 우승으로 대회 3연패의 대업을 달성했다. 이밖에 그라운드골프가 전면적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유도와 사격, 택견, 바둑 등 우승 전력이 아니었던 종목들을 다년간 보강해 이번 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던 것이 종합우승을 견인한 원동력이 됐다."
진천군 선수단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배경은.
"진천군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일반부 28개 종목 중 12개 종목에서 우승을, 5개 종목에서 준우승 및 5개 종목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무려 22개 종목이 3위 이상 입상을 했다. 학생부에서도 4개 종목 중 2개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나머지 2개 종목에서 각각 준우승과 4위를 차지하는 등 고르게 상위권 성적을 기록했다. 진천군이 홈이라는 이점만으로 종합우승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은 최근 2개 대회에서 개최지들이 모두 종합 4위를 차지했던 것으로 증명된다. 진천군 선수단의 경기력이 이처럼 향상된 것은 무엇보다 투자와 지원의 힘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축구나 야구를 비롯한 여러 프로스포츠에서 그리고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국가간 승부를 겨루는 종합스포츠 대회에서 투자와 지원의 차이가 얼마나 큰 격차를 만들어 내는지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 이는 지방체육 차원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프로선수나 엘리트 선수들보다 더 큰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각 종목이 풍부한 지원과 투자 속에 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신 송기섭 진천군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을 전한다."
진천군 체육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지.
"이제 충북도민체전 개최라는 큰 산을 넘은 만큼 앞으로는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학교체육의 균형 발전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전문체육에서는 기존 진천군 실업팀인 육상(트랙)과 태권도를 전국체전에서 더 많은 메달을 딸 수 있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국가대표급을 양성할 수 있는 종목을 발굴해 실업팀을 추가 창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때다. 진천군의 재정규모와 기업 현황을 감안하면 1~2개 종목의 실업팀 창단 여건은 충분할 것으로 에산된다. 생활체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문체육보다 오히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특히 생활체육 발전의 필수 조건은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경기장을 갖추는 것인 만큼 각 읍·면별로 충분한 생활체육 환경을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교체육 면에서는 교육청 및 각급 학교와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서 학생부는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청주에 뒤쳐지면서 종합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여전히 넘기 힘든 벽임을 절실하게 느꼈다. 지금처럼 학교에 운동부를 신설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결국 기존 운동부가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진천군유소년FC처럼 체육회가 주도하는 클럽 형태로 각종 팀을 꾸리는 종목도 더욱 늘릴 필요가 있다.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은 물론 학교체육도 모두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수반돼야 하고 자치단체장의 의사 결정이 매우 중요한 만큼 송기섭 진천군수님께서 지금처럼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부탁드리며 기대한다."
내년 충주에서 열리는 64회 도민체전에서 종합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위권을 유지해야하는 부담도 있겠다.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우리 진천군은 재작년 61회 대회에서 종합 3위, 지난 해 62회 대회에서 종합 2위를 차지하는 등 충북도민체전의 새로운 강호로 자리잡아 왔다. 홈은 아니지만 내년에도 종합 3위 이상의 성적이 목표다. 개최지인 충주시와 전통의 강호 청주시가 우승을 다툴 예정인 가운데 후년인 제65회 대회 개최지 음성군 및 제천시 등과의 3위 경쟁도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종목에 대한 지원이 올해 수준을 유지하기는 어렵겠지만 올해의 80% 정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군과 의회에 요청드릴 예정이다. 최근 3년간의 대회 성적을 바탕으로 각 종목에 대한 지원 수준을 재조정하고 각종 지원에도 성적을 상승시키지 못한 종목들에 대해서는 제로베이스에서 다시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이를 통해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이뤄내겠다."
진천군 선수단과 군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모두가 한마음이 돼 똘똘 뭉쳐 이룬 결과다. 선수단은 성적으로, 기업들은 후원으로, 자원봉사자들은 봉사로, 공직자들은 행정으로, 9만 진천군민 모두는 응원으로 이번 대회를 함께 완성했다. 모두의 승리이고 모두가 함께 누려야 할 영광이다. 한분 한분 모두를 찾아 뵙고, 인사 드리고 싶을 만큼 정말 마음 깊이 감사 드린다. 앞으로 대한민국 지방체육의 중심에 우뚝 서는 진천군체육회의 모습으로 군민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드리겠다." /진천=김동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