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kg 한포대 18만원대 폭락
논 밭작물 전환 64.7% 늘어

쌀값이 폭락하고 쌀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들면서 벼농사를 포기하는 세종지역 농민들이 늘고 있다.

쌀 소비량 감소세에 시장 개방과 고물가 파동 등까지 엎친데 덮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세종시에 따르면 지역 내 농민들을 대상으로 논에다 벼농사 대신 밭농사를 지을 ‘2024년도 전략작물 직불제’ 참여 희망자를 모집한 결과 모두 162농가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청 면적은 총 56ha로 지난해(34ha)보다 64.7% 늘어났다.

재배작물별로는 콩 29ha, 조사료 24ha, 옥수수 2ha 순이다.

전략작물 직불금 제도는 벼 재배면적 축소와 쌀 적정 생산을 통한 쌀 수급 안정을 위해 지난해 신설된 제도다.

전략 작물은 밀·콩·가루쌀 등 수입 의존성이 높거나 논에서 밥쌀용 벼 재배를 대체할 수 있어 논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작물이다.

올해는 벼를 재배하지 않고 가루쌀, 두류(콩·팥·녹두) 등을 재배하면 ㏊(헥타르)당 200만원의 직불금을 지급한다. 조사료는 430만원, 식용 옥수수는 100만원을 보조한다.

실적에 따라 공공비축미곡 추가배정과 농기계 지원사업 선정 가점도 준다.

하지만 세종지역 여건상 전략작물 직불제 도입의 성과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농업계의 목소리다.

농업경영체 수가 적은데다 소규모 농지가 많아 전략작물 단지화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쌀값(80㎏)이 올들어 처음으로 18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쌀값이 18만원 수준까지 떨어진 것은 지난해 7월(18만6106원)이후 10개월 만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쌀 한 가마(80㎏) 가격은 지난 15일 기준 18만9488원으로, 지난 5일 가격(19만원)보다 0.3% 떨어졌다.

지난해 7월(18만 6106원) 이후 10개월 만에 18만원 대로 내려앉으면서 올들어 가장 낮았다. 최근 5년 중 최고값과 최저값을 제외한 3년 평균가격인 평년가격(19만 1022원)보다도 0.8% 하락했는데, 지난해 11월(19만 9760원) 20만원선이 무너진 뒤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쌀 생산량 증가로 인한 쌀값 하락과 판매 감소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농민들을 대상으로 전략작물 재배 유도를 통해 벼 재배면적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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