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창] 심완보 충청대 교수
현재 전 세계 스포츠용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기업인 나이키의 라이벌은 누구일까? 아마도 이 질문을 받은 독자는 대부분 나이키의 뒤를 잇고 있는 아디다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답은 소니나 닌텐도와 같은 게임기 만드는 회사라고 한다.
요즘 스포츠를 정해진 시간에 TV로 보는 것보다는 자신이 편한 시간에 게임을 통해 즐기려는 젊은 세대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스포츠 비즈니스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필자와 같은 베이비붐 세대들은 젊은 시절 TV에서 중계해 주는 권투, 레슬링, 고교야구를 보면서 자랐고 1970년대생인 X세대는 프로야구, 프로축구를 TV생방송을 통해 스포츠를 즐겼다.
하지만 축구는 전후반 90분에 휴식시간 15분을 추가하면 총 2시간 가까이 경기가 진행되는데 골은 겨우 두 팀 합쳐 평균적으로 2~3골, 많아 봐야 5골 정도 터진다. 야구는 또 어떤가? 2023 KBO리그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9분이었다고 한다. 야구 경기도 경기당 평균 득점은 팀당 고작해야 4점대이다. 팀당 한 시간에 1점이니 보고 있는 관중으로서는 야구를 시청하고 있는 동안 지루한 시간이 너무 많다.
이는 TV 뉴스도 마찬가지이다. 저녁을 먹고 9시가 되면 가족이 TV 앞에 모여 앉아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유심히 지켜보던 시절이 있었다. TV를 통해 쏟아지는 세상의 사건·사고들이 이해하기 난해하거나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뉴스를 챙겨볼 때마다 TV 뉴스 시청을 통해 사회를 더 잘 이해하고 있다는 우쭐함으로 9시 뉴스가 끝날 때까지 TV 앞을 지켰다. 그러나 2023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 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의 하루 평균 TV 뉴스 시사 프로그램 평균 이용시간이 각각 16.5분, 26.9분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종이신문 또한 마찬가지이다. 같은 조사에서 이용 장소 상관없이 지난 일주일 동안 종이신문을 읽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20대의 경우 3%, 30대는 8%로 나타났다.
당시 세상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 TV 뉴스와 신문은 당연히 봐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게임, SNS, 유튜브, OTT 등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TV나 신문 외에도 다양한 경로로 뉴스와 스포츠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바쁜 일상을 살아야만 하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시간에 맞춰 TV를 통해 뉴스를 보거나 스포츠 중계를 시청하는 것은 지극히 비효율적인 행위로 여겨진다.
OTT 서비스나 소셜미디어는 이러한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하기 때문에 젊은 세대가 뉴스나 스포츠를 TV로 보지 않는 추세는 광고가 주 수입원인 미디어나 스포츠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언론사가 주요 뉴스를 틱톡이나 숏츠 등 1분 안쪽의 짧은 동영상으로 만드는 등 신선한 방식으로 뉴스를 전달해 젊은 세대의 호응을 얻어내고 있고, 대부분의 방송사들도 정규 뉴스 콘텐츠에 인공지능을 활용해 음성을 추가한 다음 숏폼 형식으로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 미디어나 스포츠 산업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의 니즈에 맞추는 맞춤형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