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착한가격업소 줄고
소액 기부 착한 가게는 늘어

경기 불황에 ‘착한업소’의 증감이 유형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착한가격업소’ 가입이 시들진 반면 수익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착한 가게’ 가입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11일 세종시에 따르면 세종지역 착한가게는 2022년 38개소였다가 경기 불황과 고물가 영향 등으로 지난해 36개소로 감소했다.

이처럼 착한가격업소 신청이 줄어든 것은 각종 재료비나 인건비 등이 꾸준히 오르는데도 주변 업소와 비슷하거나 낮은 가격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가격이 저렴하면 질도 낮을 것이 아니냐는 일부 소비자들의 그릇된 인식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착한가게 지정제도는 값싼 가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업소를 행정안전부가 심사를 거쳐 지정하는 것으로, 2011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신규 지정된 착한가게가 5개인데 반해 기존 점주가 기준미달 또는 자진 폐업으로 문을 닫은 곳은 7개나 됐다.

최근 3년간 기준미달·폐업 등의 이유로 착한가격업소 지정이 취소된 경우는 2021년 4곳, 2022년 0곳, 2023년 7곳 등 총 11곳에 이른다.

올해도 현재까지 1곳이 자진 폐업했다.

착한가격업소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59)는 “봉사하는 마음과 시민들의 어려운 마음을 공감하기 위해 착한가격업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요즘같이 고물가시대에 너무 힘든 건 사실이다”라며 “가게 입장에서는 마진을 남길 수 없는 구조다”고 하소연했다.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정하는 착한 가게는 2013년 12개에 불과했으나 2022년 55개, 2023년 97개로 급증했다.

이들 업소가 내놓은 성금만도 2013년 800만원에서 2023년 1억86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착한가게제도는 자영업소에서 월 3만원 이상 정기적 기부로 이웃을 돕도록 하기 위해 시작됐다.

가입 업소는 착한 가게 현판을 달고 기부금 액수에 따라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경제불황으로 어려운데도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미덕이 서민 자영업소에서 확산돼 우리 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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