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본 궤도에 오르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충돌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는 23일 실시되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韓 전 위원장을 비롯해 원내대표를 지낸 나경원 의원, 윤석열 정부에서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원희룡 의원, 인천의 5선 윤상현 의원 등은 친윤과 비윤으로 나뉜 구도가 뚜렷하다.
나 후보는 친윤 계파에 속하지는 않지만, 당권 레이스 초반에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철규 의원과의 연대설이 나돌아 용산과 우호적인 관계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대놓고 친윤을 표방하며 윤 대통령의 당내 대리인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원희룡 후보와의 연대설도 최근 강하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윤 후보 역시 '친윤'을 선거 마케팅에 사용하고 있다. 윤 후보는 최근 "절윤(絶尹·윤 대통령과 절연)이 된 배신의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한 후보를 공격하는 동시에 자신은 윤 대통령과 끈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6월 29일 나온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자의 55% 지지율을 보여 4명 중 압도적 격차의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어 당권 경쟁 시작전부터 나돈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말을 실감케하고 있다.
이어 원 후보 19%, 나 후보 14%, 윤 후보 3% 순으로 나왔다. 그러나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을 적용한 여론조사에서는 한 후보 38%, 원후보 15%, 나 후보 15%, 윤 후보 4%로 집계됐다.
이번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 80%, 일반 여론조사(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 20%를 반영한다. 중요한 것은 1차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투표를 실시하는데 이때 2·3·4위가 연대할 경우 1차 최다 득표자가 낙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원 연대설은 이러한 2차 투표가 벌어질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을 근거로 한다.
당 일각에서는 연대설과 관련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투표 전략에 의해 당심이 왜곡되어 당대표 당선자가 나오는 것이 리더십 결여, 용산 하청 대표 등의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윤심을 차용하면서 벌어지고 있는 친윤 대 비윤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당의 분열과 일반 국민들의 민심과의 이반 현상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더구나 일부 광역지자체장들이 한동훈 후보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는 등 용산의 눈치를 보거나, 노골적으로 당권선거에 개입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도 큰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본다.
아울러 지자체장들의 특정 후보에 대한 '왕따' 행태는 전국 정당인 국민의힘이 마치 대구경북 지역 당원들이 당대표를 결정한다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비판도 나온다.
용산 대통령실측에 대해서도 선거 우휴증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윤심팔이'를 차단하고, 한 후보를 배척하는 모습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총선에서 불거진 윤 대통령과 한 전 비대위원장의 충돌 양상이 이번 당권 선거에서 본격화 될 경우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윤 대통령의 탈당, 국민의힘 양분 등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이득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