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위드 경제야 놀자!

# 2019년 10월경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B씨의 집 앞에 자동차를 주차한 뒤 다음날 새벽까지 인근 술집에서 B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B씨의 집에서 잠이 들었다. 다음날 B씨는 A씨 몰래 술에 취한 상태로 A씨의 자동차를 운전하였고, 행인 C씨를 들이받아 C씨의 보험사인 D사는 C씨에게 보험금 1억 4,600만원을 지급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 소송은 D사가 A씨에게 위 1억 4,600만원에 대한 구상 청구를 하면서 시작되었다. A씨는 사고 차량의 소유자로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하 자배법) 제3조의 운행자에 해당하므로 사고로 인해 C씨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A씨는 자신은 위 차량에 대한 소유자이기는 하나,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이 인정되지 않아 운행자로서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D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우선 살펴볼 것은 B씨의 사고에 대하여 A씨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의 여부입니다. B씨는 A씨의 승낙이나 사전 동의 없이 A씨의 차량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판례는 이러한 경우를 무단운전으로 봅니다. 무단운전은 보유자와 일정한 신분관계가 있는 자가 보유자의 승낙, 사전 동의 없이 차량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차량보유자의 운행자책임을 인정하되, 보유자의 평소 차량관리 상태, 보유자와 운전자의 신분관계, 무단운전자의 차량반환의사, 운행목적과 시간, 거리, 동승자의 무단운전 가담정도와 주관적 인식유무, 보유자의 사후 승낙가능성, 무단운전에 이르게 된 경위, 사회통념상 선해할만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예외적으로 운행자책임을 면책합니다. 사안의 경우 대법원은 B씨가 차를 운전하기 전 자동차 열쇠를 쉽게 찾아 바로 차를 운전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B씨가 비교적 가까운 거리를 짧은 시간 운전했을 뿐이므로 자동차 반환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 A씨가 처음에는 B씨를 절도 혐의로 고소하지 않다가 나중에야 B씨를 고소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A씨가 사고 당시 자동차에 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A씨의 운행자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그 밖에 이 사건과 관련하여 직접 쟁점화 되지는 않았으나, B씨의 음주운전에 대하여 왜 A씨의 보험사가 아닌 A씨가 직접 책임을 지는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는 이른바 사고부담금 문제로 귀결됩니다. 자동차보험 약관에 따르면, ‘피보험자 본인이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 또는 마약, 약물운전을 하는 동안에 생긴 사고 또는 사고 발생 시의 조치의무를 위반한 경우 또는 기명피보험자의 명시적, 묵시적 승인 하에서 피보험자동차의 운전자가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을 하는 동안에 생긴 사고 또는 마약, 약물운전을 하는 동안에 생긴 사고 또는 사고 발생시 조치의무를 위반한 경우 피보험자는 사고부담금을 보험회사에 납입’하도록 되어 있는데, 법원은 피보험자인 A씨의 명시적, 묵시적 승인 하에 피보험자동차의 운전자인 B씨가 음주운전을 하였다고 보아, A씨 개인에게 B씨의 음주운전에 대한 사고부담금 부담을 지우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피보험자는 대인배상1의 범위 내에서는 한도 내 지급보험금, 대인배상2의 범위 내에서는 1사고당 1억 원의 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A씨는 자신과 함께 술을 마신 B씨의 돌발적인 운전행위와 그로 인한 사고, 사전에 A씨가 자동차 열쇠를 제대로 보관하지 못한 잘못과 사후적으로 B씨의 운전행위와 그로 인한 사고에 대하여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한 잘못으로 말미암아 자신이 하지도 않은 운행으로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 운행자로서의 책임을 지게 된 것입니다.

 

 

 

                <약력>

▲ 조태진 변호사
▲ 조태진 변호사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MBA) 석사

한양대학교 법학과 학사

사법연수원 제39기 수료

법무법인 ‘서로’ 변호사 / 변리사

(사)청년지식융합협회 이사

㈜굿위드연구소 자문 변호사

대한특허변호사회 이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중소기업 고문변호사

사단법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고문변호사

(전)대한변호사협회 이사

(전)서울지방변호사회 이사

이코노믹리뷰 / 삼성생명 WM 법률칼럼니스트

내일신문 경제칼럼니스트

충청일보 ‘경제야 놀자’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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