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윤명혁 S&T농업비즈니스컨설팅 대표
◇ 애물단지
우리나라의 산업화가 70년대부터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농촌의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기 시작했다. 소규모의 농지와 농촌의 일자리 부족은 자연스럽게 발전해가는 산업화의 터전인 공장이 건립되면서 농촌의 젊은 인력을 흡수하게 되고 인구가 많아진 그곳은 도시라는 새로운 사회가 탄생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농촌 공동화는 심화 되었다.
이렇게 생성된 도시는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팽창하고 확대되면서 도시화의 비율이 급격하게 높아졌는데 이런 현상은 도시의 디스토피아 현상을 심화시키면서 환경오염과 인간성 소멸이라는 큰 문제에 직면하고 콘크리트 문명이라는 언어를 만들어 내면서 많은 문제를 만들어 왔다.
반면 우리 농촌은 공동화 현상이라는 큰 문제에 부딪히면서 고령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노동력 부족과 지구온난화라는 큰 벽에 부딪혀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적은 경지 규모에 일할 사람조차 구하지 못해 인건비는 급상승하고 매년 예측할 수 없는 기상이변으로 어느 작목을 해야 좋을지를 모르면서 헤매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도시로 빠져나간 자리에는 빈집들이 수두룩해지면서 농촌 빈집 활용이 각 지자체마다 큰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데도 뾰족하게 이거야 하고 해결책을 내놓는 사례가 없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산재되어 있는 농촌 빈집은 6만 6천 호라고 한다.
이에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 빈집정비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빈집을 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쾌적하고 지속 가능한 농촌 주거공간을 조성하는 목표를 수립했다. 우선 농식품부는 그간 중장기 계획이 없었던 농촌 빈집 정비를 지자체가 5년 단위로 빈집정비 계획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농촌주거환경개선 사업과의 연계를 확대하는 등 실효성 있는 정비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해 3월에 제정된 ‘농촌 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장 군수 등이 ‘농촌 마을 보호지구’로 지정된 마을에 대해서 농촌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우선 지원하는 시책으로 빈집정비를 지원하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충청투데이가 지난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최초 통합 구축한 한국부동산원의 빈집정보시스템을 통해 충청권 빈집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충청권에만 해도 1년 이상 아무도 거주 또는 사용하지 않은 1만 1409호의 빈집이 방치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중 상당수가 농촌 지역에 산재에 있고 이로 인한 빈집은 결국 지방소멸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늘어나는 농촌 빈집은 흉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버림을 받아왔는데 이제라도 정책적으로 정비계획이 세워진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철거 위주의 일보다는 정비 재활용의 정책도 적극적으로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정책 당국은 잊지 말아야 한다.
◇ 농촌의 새로운 부가가치
코로나 이후 사회는 급격하게 변화해 가고 있다. 건강과 웰빙이라는 키워드는 이젠 우리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깊숙이 자리 잡았으며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려는 트렌드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으면서 농촌이 가지고 있는 어메니티가 농촌의 부가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신선한 공기와 깨끗한 물로 상징되는 농촌의 어메니티는 디스토피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시민들의 안식처로 자리 잡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적 여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는 휴가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워케이션을 확대 도입하면서 농촌의 빈집을 잘 고쳐놓으면 좋은 장소로 제공할 수 있으며 농박, 팜 투어, 팜 스테이 등의 활성화도 농촌 빈집 활용의 활성화에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때맞추어 정부에서는 도시민들이 인구소멸지역의 지역에서 농촌 주택을 매입할 경우 1가구 1주택의 제한을 받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농촌 빈집의 활용은 그 폭이 훨씬 더 넓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농촌 공동화 이후 애물단지이며 흉물스럽게만 보였던 농촌 빈집은 이제 지자체의 섬세한 계획과 좋은 주인만 만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애물단지가 보물단지로 변모해 갈 수 있는 시대적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도시와 농촌은 본디 하나였다는 사실에 기인하여 이제는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하는 귀농, 귀촌이 왕성해지는 시대를 맞아 농촌 빈집이 큰 역할을 하느냐는 우리의 손에 달렸기에 조금 더 깊이 있는 계획과 활력있는 실행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젠 농촌 빈집이 우리 농촌을 왁자지껄하게 하고 우리 농업의 부가가치를 향상하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며 이는 오로지 우리 농촌과 농업인들의 노력에 달려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민관이 협력하여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