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하면서 세대를 지칭하는 말들이 등장하였다. 정상적으로 부부생활을 하면서도 아이를 낳지 않아 육아에 대한 부담 없이 둘만의 생활을 즐기며 풍족하게 살아가려는 딩크족, 나라에서 정한 의무교육을 마친 뒤에도 진학이나 취직을 하지 않으면서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니트족, 직장을 구하지 못하여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족,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취직을 하지 않거나 취직을 해도 독립적으로 생활하지 않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캥거루족이 그 예이다. 이러한 현상은 다음 세대의 주역이 될 학생들에게도 심각한 변화를 주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를 흔히 N세대에 속한다고 한다. N은 net generation(디지털 문화를 누리는 세대), new generation(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는 세대), next generation(다음 세대의 주역)의 뜻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정보 사회학자인 돈 탭스콧(Don Tapscott)은 "N세대는 진실 되고 믿음직한 사고와 행동을 보이고 있어 기성세대가 우려할 정도로 자기 편의주의적이고 이기적이지는 않다." 라고 하였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을 보면 새로운 N세대를 읽게 된다. no 또는 not, never를 의미하는 세대의 등장이다. 물론 모든 학생이 그런 것은 아니다.

학생을 부르면 즉시 돌아오는 대답이 있다. 왜요? 이 한마디를 던져놓고 낯선 이방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던진다. 말을 나누고 싶지 않다는 뜻을 당돌하게 표현한다.

아주 간단한 질문을 할 때 돌아오는 대답이 있다. 몰라요! 빠르고 냉소적인 대답 한마디로 시작되지 않은 대화의 끝을 잘라낸다. 생각하는 것을 싫어한다. 버튼 몇 개만 두드리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으니 생각 자체를 잊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친구나 가족과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기 보다는 웹사이트에서의 연결된 상황을 더 좋아한다. 수업이 없는 시간과 하교와 등굣길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학생을 흔히 볼 수 있다. 곁에 걷고 있는 동료보다 휴대폰에 연결된 상황이 더 좋은 게다. 학교 일과 중에는 휴대폰을 제출하여야 하기 때문에 제출용 휴대폰과 몰래 사용할 휴대폰을 따로 가지고 다니는 학생도 있다. 휴대폰 세상을 사람보다 더 좋아한다. 그러니 누가 무엇을 물으면 귀찮은 것이다.

학생은 디지털 문화를 맘껏 누리면서 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다음 세대의 주역으로 성장해야 한다. N세대를 사는 개인의 행복과 국가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그런데 디지털 문화의 복판에서 방황하며 냉소와 부정과 폐쇄의 터널로 함몰되고 있는 학생이 있다. 그들의 미래가 안쓰럽다.



/김창식 충대부중 교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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