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드디어 김건희 여사를 소환조사했다. 검찰청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의 비공개 면담 조사 형식이었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백 수수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의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지난 20일 오후 130분께 시작해서 21일 오전 120분까지 약 12시간 동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백 수수 관련 사건은 형사1부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반부패2부가 담당하고 있다.

2020년 주가조작 의혹 고발 건으로 수사가 배당된 지 43개월여 만이다.

비공개 면담 조사를 하게 된 것은 경호, 안전 문제와 함께 소환 조사가 부적절하다는 김 여사 측 입장을 고려해 검찰이 절충안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김 여사 측에 서면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았고 이를 토대로 이날 대면조사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 2020410일 당시 21대 총선에 출마했던 열린민주당 황희석·최강욱·조대진 후보가 김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모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로 배당하면서 시작됐다.

그런데 수사는 이후 정권과 검찰 수뇌부까지 바뀌는 동안 답보를 계속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43개월여 만에 이뤄진 조사는 만시지탄이지만, 그나마 일정 형식은 갖춘 셈이어서 다소 긍정적으로 읽힌다. 김 여사 측은 성실히 조사에 임해 사실 그대로 진술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번 소환조사로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마무리될 지는 미지수다.

혐의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다시 한 번 파악하는 절차가 있어야 되고, 이는 기존에 있던 자료들과 비교를 해서 어떤 부분까지 맞는지와 배치되는지를 확인해야 되는 것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배치되는 사실관계가 있다면 추가적인 자료를 통해서 확인해야 되는 절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지부진한 수사 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여론도 높았었다. 김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지휘라인이 모두 교체되는 일도 있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52, 김 여사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전담수사팀 설치를 지시하며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했었다. 이를 두고도 정권과 검찰의 갈등이라는 시각과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상반된 인식이 있었다.

어찌됐든 이제 시작인 셈이다. 남아 있는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현직 대통령 영부인을 기소한다면 이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그 사실 자체로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검찰이 기소를 하지 않고 혐의 없음으로 종결한다면 면죄부를 준다는 인식이 팽배해질 것이고, 이에 따른 커다란 저항이 뒤따를 수 있다.

더욱이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김건희 특검법이 기다리고 있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견되고, 국회 재의결에서 통과 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판단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이 문제는 임기 후까지 두고두고 뼈아픈 상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진실 규명이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가 나와야 상처는 곪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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