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로 잠 못드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예년에 비해 특히 올해는 7월에 유독 많이 나타났다. 청주를 비롯한 충북지역의 올여름 열대야는 최근 30년 내 여름에 발생한 열대야 일수 평균치를 7월 한달 만에 넘어섰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29일 기준 밤 최저기온은 청주 27.3도, 증평 26도, 진천 25.3도, 제천 25.2도, 음성 25.1, 충주 25.1도 등으로 나타났다.

6곳에서 열대야가 관측된 것이다.

청주 지역이 지난 21일부터 9일째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충주지역도 지난해 7월 열대야는 하루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6일이 7월에 집중됐다.

열대야로 인한 ‘최악의 여름’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탓에 올 여름 열대야는 ‘역대급’으로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원인을 기상청은 밤사이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 다습한 남풍이 계속 들어오면서 낮에 오른 기온이 내려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본격적인 더위도 시작됐다.

8월에도 폭염과 함께 열대야는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폭염특보도 발효됐다. 이래저래 참으로 힘든 여름이다.

이 같은 ‘극한 기후’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 온난화다. 지구 온난화는 개발만 앞세우며 환경과의 공존을 도외시한 우리들의 탓이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밤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선 초열대야까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초열대야는 밤 최저 기온이 30℃ 이상인 밤을 말한다.

지난 2013년 8월 7일 강원도 강릉은 기상관측 이래 처음으로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30.9℃를 찍었다. 간과해선 안 될 현상이라는 이야기다.

열대야는 내륙지역에서 발생 빈도가 높게 나타난다. 특히 도심지역은 열섬 현상으로 인해 더욱 심각한 초열대야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열대야가 발생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하는 것이 건강이다.

덥고 답답한 환경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이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고 무기력에 빠지며 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 만성 질환자들은 열사병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혈압 상승과 심장질환 악화, 호흡기 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열대야가 발생하면 우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게 좋다.

가벼운 운동과 시원한 샤워 등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고, 노약자나 어린이, 만성 질환자들에겐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다.

열대야는 이제 불편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소가 됐다. 개인적인 대처 뿐만 아니라 사회 시스템을 통한 해결 방안을 모을 필요가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세계적 인식 전환 또한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잠들기 힘든 열대야를 슬기롭게 극복해 올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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