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온열질환자 속출하고 있다. 역대급으로 기록될 만한 폭염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밤낮이 없다는 데 있다. 낮엔 연일 폭염 경보가 뜨고, 밤엔 그 열기가 식지 않아 초열대야 현상에 시달린다. 30도 중후반의 폭염은 예사다. 밤 온도까지 30도에 육박한다. 온열질환 위험을 피해갈 시간대가 없다는 것이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기온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 기온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밤을, 초열대야는 밤 최저 기온이 30℃ 이상인 밤을 말한다.
폭염 경보와 초열대야가 일상처럼 돼 버린 지금,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온열질환이다.
실제로 충청권에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온열질환자가 폭증하고 있다. 충남에서는 80대 노인 1명이 온열질환으로 숨지기도 했다. 충청권 첫 사례다.
11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8월 10일 오후 4시까지 충청권에서 289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115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북이 112명으로 뒤를 이었다. 대전에서는 45명, 세종에서는 17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왔다.
이런 때일수록 취약층에 대한 지원과 관리가 필요하다. 공사현장 근로자와 농민, 배달노동자 등은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무더위 속에서 일하는 야외 근로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
매시간 10분 휴식과, 오후 2~5시까지 무더운 시간대엔 옥외작업 단축 등 폭염 단계별 조치 사항이 있지만 권고에 불과하다. 그래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폭염으로부터 시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 막중하다.
충북도는 실내외 무더위쉼터, 그늘막, 쿨링포그 등 폭염 저감시설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고령층 가정을 찾아 안부를 확인하고 홀몸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건강을 살피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각지대는 항상 존재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올해 특히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열돔 현상’ 때문이다. 이는 한반도로 습기와 열이 들어오기만 하고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 같은 원인으로 온열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5월부터 8월 6일까지 1810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17명이 사망했다. 행정안전부는 폭염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폭염 속 생명을 위협하는 온열질환을 피하려면 무엇보다 개개인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온열질환은 고온에 장시간 노출될 때 발생한다. 두통, 어지럼증, 의식 저하, 근육 경련 등의 증상을 보인다. 대표적인 온열질환은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일사병은 전체 온열질환 중 가장 많은 54%를 차지한다. 열탈진이라고도 불리는 일사병은 장시간 더운 곳에 있으면서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을 때 발생한다.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례 또한 대부분 열사병 때문이다. 열사병은 체온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체온은 40도까지 올라도 땀이 배출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하다. 이 경우 생명마저 위태로워진다. 이런 환자를 발견하면 즉시 그늘로 옮긴 후 119에 신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