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브레인 편집장

교육 현장에서 ‘마음챙김 교육’이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100만명 정신건강’ 대책에 따른 교육부의 정책적 변화이다. 마음건강 검사, 마음챙김 동아리, 마음챙김 교재도 발간되는 등 외적역량이 아닌 내적역량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대에 환영할 일이다.

‘마음챙김’은 통상 산스크리트어의 스므리티, 팔리어에서의 싸띠(sati) 등에서 유래하는 “매 순간 순간의 알아차림”의 의미를 내포한다. 요가의 명상 수행이나 불교의 참선과 같은 것에 뿌리를 둔 단어로 언급되며, ‘마음챙김’은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에 대응하는 순우리말 단어로 해석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마음챙김’ 단어가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1979년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프로그램을 개발한 MIT 의과대학 존 카밧진(Jon Kabat-Zinn) 교수 때문이다. MBSR은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라고 부른다.

MBSR은 현재 미국 전역의 병원뿐 아니라 수천의 의료 기관과 학교, 지역문화회관, 교도소, 직장 등에서 보급되고, 1990년대부터는 미국의 의료보험들 중 일부에서 MBSR 프로그램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마음챙김은 엄밀히 말하면 명상의 한 종류이며, ‘알아차림’ 차원에서 스트레스 완화에 초점을 둔 명상의 한 종류로 동양 명상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 몸의 실제적 변화를 이끌고, 역량계발 차원에서의 명상훈련은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다.

‘명상(meditation)’은 의식, 주의, 지각, 정서, 자율신경계 등의 변화를 포함하는 복잡한 정신 작용이다. 동양의 대표적 자산으로 손꼽히는 ‘명상’의 과학적 접근과 연구는 아이러니하게도 서구에서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그 이면에는 서구 물질만능주의에 따른 정신적 가치의 하락, 그에 따른 동양에 대한 호기심과 정신 및 물질의 상호관계, 명상을 통한 내면적 성찰 등 복합적 요소가 담겨 있다.

서양에서의 본격적인 명상 연구는 1960년대부터다. 미국 하버드 의대 허버트 벤슨 교수를 시작으로 1970년대 들어오면서 뇌파 연구가 잇따랐고, 1990년대에는 fMRI, SPECT, PET 등 뇌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정교한 장비들이 개발됨에 따라 명상할 때의 뇌 상태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졌다.

한국 과학계의 발걸음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은 2010년 서울대학교병원과 공동으로 ‘뉴로사이언스레터’지에 ‘뇌파진동명상’ 효과를 처음 게재한 이후, ‘eCAM’, ‘STRESS’, ‘SCAN’ 등 국제 신경과학 및 저명학술지에 잇따라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한국식 명상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대한명상의학회가 대한의사협회 후원으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출범했고, 2018년에는 KAIST 명상과학연구소가 개소되면서 국내 의학계 및 과학계에서의 명상의 도입 및 연구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금은 명상의 과학적, 의학적 효과성을 논하는 시대는 아니다.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해서, 활용할 것이냐가 중요한 시점이다. 학교 현장에 마음챙김 교육이 도입되는 이때, 명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 명상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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