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들썩이는 물가에 추석을 앞둔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장마와 폭염으로 생산량이 준 채소류를 비롯해 각종 먹거리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한국물가정보가 4인 가족 추석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30만2500원, 대형마트는 39만416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크게 뛰었던 사과를 비롯해 햅쌀과 공산품 가격이 내리고 축산물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지만 채소류 가격이 걱정이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전통시장에서 무 1개의 가격은 3000원에서 4000원으로 33.3%, 배추 1포기는 7000원에서 1만원으로 42.9%, 대파 1단은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랐다고 한다.

대형마트에서도 무 1개는 2790원에서 3980원으로 42.7%, 배추 1포기는 9800원에서 1만3800원으로 40.8%, 대파 1단은 3690원에서 4290원으로 16.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업계도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오뚜기는 30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제품가격을 최대 15%, 대상은 오는 9월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김치 제품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매일유업은 이미 이달부터 유제품과 컵 커피, 주스류 등의 제품 출고가를 최대 11% 높였다.

먹거리는 서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하다.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에게 먹거리 물가 상승은 더 가혹해 민생 안정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이렇듯 서민들의 부담이 더해지자 정부는 추석 민생 안정대책을 내놓으며 물가 잡기에 나섰다. 관계부처 합동 물가안정 TF 등을 통해 성수품의 수급 동향을 매일 점검한다고 한다.

농·축·수산물 성수품은 역대 최대 규모인 17만t가량 공급하고 특히 폭염으로 가격이 급등한 배추와 무를 집중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추석 3주 전부터 하루평균 700t 공급해 모두 1만2000t을 공급한다. 사과와 배는 농협 계약출하 물량을 평시 대비 3배 이상인 사과 1만5천700t, 배 1만4천300t으로 늘린다. 양파·마늘은 비축 물량을 활용해 평시보다 2배 수준으로 공급을 늘리고, 감자는 계약재배 물량으로 평시보다 1.2배 공급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성수품 할인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700억원도 투입한다.

이와 같은 정부의 대책이 서민들의 시름을 얼마나 덜어줄진 의문이다. 워낙 경기가 좋지 않아 공급 효과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명절을 앞둔 요즘 민심은 밥상 물가에 더 민감하다.

정부는 올해 추석 성수품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 여건이 호전됐다고는 하지만 태풍 등 여러 변수가 남아있다. 사재기 등 불공정 행위가 벌어질 수 있다. 정부는 민생안정대책을 내놓았다고 안심하지 말고 이러한 돌발변수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각 지자체도 서민들의 한숨이 더 깊어지지 않도록 민생 안정대책에 부족함이 없는지 다시 한번 짚어보고 세심히 살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모두 서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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