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가끔 결혼식 주례를 본다. 요즘은 결혼식도 분위기가 바뀌어서 신랑이 춤추고 노래하고 한마디로 난리이다. 주례사를 길게 하는 건 절대적으로 시대에 뒤처진 꼰대이다. 반드시 주례사는 5분 정도에 마무리해야 한다. 하기야 나 자신도 말 길게 하는 것을 싫어하는 유형이어서 5분 정도면 할 말 다 한다. 주된 주례 내용은 이렇다. ‘아동심리학은 있어도 남성 심리학은 없다. 왜냐하면 남성의 심리가 아동하고 똑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임원 승진 시 반드시 부인 동반하여 인터뷰를 하는 회사가 있다. 부인의 얼굴을 보면 남편이 부인에게 어떻게 잘 대해주는가가 나타나 있다. 따라서 부인 얼굴이 어두우면 임원 승진 못한다. 자기 와이프 하나 만족 못 시키는 사람이 어찌 우리 회사 직원들과 고객들을 만족시키겠는가라는 관점이다.’ 대충 이 내용을 골자로 삼고 살 좀 붙이면 주례사는 마무리된다. 비슷한 글이 SNS에 떠있어서 오늘 소개 좀 하고자 한다. 어느 분이 쓰신 글인지는 모르겠다. 제목은 ‘남자의 마음’이다.

◇ 남자의 마음

어느 날 아내가 남편한테 물었다. “여보 내가 잘못한 걸 알면서 왜 자꾸 나한테 져줍니까?” 그러자 남편이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은 내 사람이요. 내가 당신과 싸워 이겨서 뭐하겠소? 내가 당신과 싸워 이기면 당신을 잃는 것이고 당신을 잃으면 진 것과 마찬가지요” 그렇다. 남자들은 사장님과 싸워서 이기면 직장을 잃고 고객과 싸워서 이기면 돈 벌 기회를 잃겠지만 아내와 싸워서 이기면 사람을 잃고 자식을 외롭게 한다. 뻔데기 뻔짜다. 아내들은 당신이 출장 갔을 때 선물을 요구한다. 그것은 당신의 그리움을 요구하는 것이고 아내들은 생일날이면 선물을 요구한다. 그것은 당신의 마음을 요구하는 것이고 아내들은 날마다 포옹을 요구한다. 그것은 당신의 따스함을 요구하는 것이다. 아내가 당신과 싸우려는 건 당신의 포용(包容)을 요구하는 것이다. 아내가 남편에게 요구하는 건 당신의 사랑이지 돈이 아니다. 그래서 행복이란 저축 통장의 금액이 아니라 당신 얼굴의 즐거운 웃음이고 그래서 행복이란 얼마나 좋은 걸 먹느냐가 아니고 얼마나 건강하느냐에 있다. 그래서 남자들에게 행복이란 얼마나 이쁜 여자하고 사느냐가 아니라 여자가 얼마나 이쁘게 웃느냐이다. 기억하자. 도리를 가지고 이기려는 건 남자의 수양이고, 도리를 가지고 져주는 건 남자의 도량(度量)이다. 다른 사람은 아니더라도 아내한테만은 도량 있는 남자가 되자.

◇ 국민 상대로 꼭 이겨야 하나?

요즘 나라 돌아가는 모양을 보면 국민들을 상대로 단 한 번도 져주질 않는다. 인사만 보아도 이건 아닌데 싶어 국민들이 문제 제기를 하면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그냥 밀어붙인다. 매주 주말 국민들이 촛불을 든 건 구호는 ‘하야’이지만 하야가 아니라 ‘대통령의 포용’을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가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것은 대통령의 우리들에 대한 사랑을 요구하는 것이다. 도리를 가지고 국민에게 져주는 것이 바로 대통령이 가져야 할 도량이다. 남자란 자기 부인의 얼굴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우리들 얼굴이 어둡다. 사랑으로 우리를 대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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