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열린 22대 국회 시작을 선포하는 개원식에 불참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으로 제6공화국이 출범한 이래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최초의 사례다. 역대 대통령들은 통상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연설을 통해 협력을 당부하고 국정 방향을 밝혀왔다.
이날 열린 22대 국회 개원식은 여야의 극한 정쟁으로 인해 임기시작 96일 만에 이뤄져 역대 최장 지각 개원을 기록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는 이유에 대해 "대통령께서 이미 기자간담회에서 말씀하신 바 있듯이 국회 상황이 정돈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각종 쟁점법안과 탄핵안, 특검법 등을 강행 처리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가서 연설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개원 연설에서 "헌법이 정부와 법원에 앞서 국회를 먼저 명시한 것은 국회의 특별한 권한과 책임 때문일 것"이라며 입법·사법·행정의 "삼권(三權)은 어느 하나가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면 분립(分立)이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를 존중하지 않고 국정운영 성과를 낼 수 없다. 국회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라며 개원식에 불참한 윤 대통령을 겨냥했다.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 여파로 내년도 예산안을 다루는 정기국회에서부터 야당의 반발과 운영 파행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울=이득수 기자
이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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