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현장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실의 인적쇄신이 필요하다"고 해 용산 대통령실과 차별화된 입장을 밝혔다. 

그간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패싱을 반복적으로 지속하면서 한 대표 주저앉히기에 나선 데 대해 한 대표가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형국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이날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여사에게 비선이 있다는 의혹도 있는데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이어 한 대표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기소 판단과 관련해선 "법과 원칙, 상식에 맞는 결과가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라며 "그것(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정부와 여당이 민심에 따라서 쇄신하고 변화하고 개혁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과 어긋나는 한 대표의 이날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 대표는 지난 10일에도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와 관련한 질문에 "당초 대선 과정에서 이미 국민께 약속한 부분 아닌가. 그걸(외부 활동을 포기하고 내조에만 전념하겠다는 약속) 지키시면 된다"고 공개활동 자제를 촉구하는 취지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용산 대통령실의 인적쇄신을 주문한 발언에 대해서는 그간 윤 대통령의 자신을 향한 공격성 처신에 소극적·방어적으로 대응해오던 것과 다른 매우 다른 톤이다. 윤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인의장막을 걷어내라는 작심하고 한 저격성 발언이어서 향후 윤-한 관계에 전환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 대표 입장에서는 명태균씨와 김 여사와의 공천개입 논란, 김대남 전 행정관의 한 대표 공격주문을 둘러싼 배후론 등으로 당과 자신의 분명한 대응이 불가피한 시점으로 판단, 차별화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한 대표의 입장 표명에 당내 친윤계와 용산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간간히 잽을 상태에서 서서히 포격전으로 전환될지, 또는 16일 재보선 후 이뤄질 윤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에서 극적인 합의를 이룰지도 관심사다.

/서울=이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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