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적군파에 요인 암살 훈련
북괴는 악명 높은 일본 적군파 요원을 완전 고용하여 국내에 밀파, 8·15 저격사건과 같은 요인 암살을 기도하고 있음이 최근 확인됐다고 19일 고위 치안당국자가 밝혔다.
이 고위 당국자는 이날 지난번 문세광의 박 대통령 암살 음모가 실패로 돌아가자 북괴는 방법을 바꾸어 국제적인 살인청부로 낙인찍힌 일본 적군파 소속의 일본인을 고용, 이번에는 권총 대신 고성능 제라친폭탄을 암살 무기로 사용하기로 하고 현재 북한 연안 모 도서에 설치된 훈련기지에서 맹훈련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인된 정보 입수를 밝히기를 거부한 이 당국자는 북괴의 새로운 암살 음모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다만 ‘정부 요인’이라고만 밝혔다.
치안당국은 이 정보의 확인 즉시 요인에 대한 경비에 만전을 기하도록 전 경찰에 시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北傀(북괴)는 제3·제4의 요인 암살 음모를 획책하고 있음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北傀에는 현재 지난 70년 3월 日本(일본) 항공소속의 요도호를 납치하여 金浦(김포)에 불시착한 뒤 승객을 내려놓고 4월 3일 平壤(평양)으로 갔던 日本 적군파 9명이 金日成(김일성) 보호 하에 있으며 지난번 東京(동경)에서 열렸던 IPU총회에 참석한 바 있는 北傀 부단장 金영남이 지난 8일 밝힌 바에 의하면 이들 9명의 적군파 학생들은 北傀 지도 하에 열심히 학습생활을 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9128호·1974년 10월 22일자 3면>
문세광의 총탄에 육영수 여사가 세상을 뜨자 국내 여론은 분노로 비등했다. 이 즈음 또 다른 테러를 획책하고 있다는 고위 치안당국자의 말은 한국을 발칵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그 주체가 당시 악명 높았던 일본 적군파라고 하니. 그러나 이후 적군파의 국내 요인 암살이 실행되지는 않았다.
적군파(赤軍派·Red Army)는 1969년 2개의 극좌파가 연합해 이루어진 일본의 테러리스트 단체다. 본래 이름은 연합적군.
1970년 초에 적군파는 일본 항공의 항공기를 여러 대 납치하고, 1972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로드 공항에서 무차별 학살을 자행했으며, 여러 나라에서 대사관을 점거하는 등 주요 테러 작전을 잇따라 감행했다.
특히 요도호 하이재킹 사건은 우리나라와 밀접히 연결돼 있다. 이 사건은 1970년 3월 31일 일본적군 요원 9명이 도쿄 국제공항에서 후쿠오카 공항으로 향하던 일본항공 351편 여객기를 납치해 승객 129명을 태우고 북한으로 도주한 항공기 공중 납치 사건을 말한다. 범인들은 다미야 다카마로(당시 27세)와 시바타 야스히로(당시 17세) 등 10대와 20대의 청년들이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심각한 분쟁을 겪었고, 이 파벌싸움은 결국 1972년에 호전적인 단원들이 동료 14명을 처형하는 사태를 빚게 됐다.
이 사건으로 일본 사회는 충격에 빠졌고 정부는 단원 대부분을 체포했다. 적군파 조직은 아주 소규모였지만, 1990년대까지도 간헐적으로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 2001년초에 적군파 단원 일부가 요르단에서 추방돼 일본으로 송환됐으며, 일본 당국은 이들을 체포했다./김명기 편집인·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