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장상 맞대결 양상..경선결과 주목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범여권 제 정파가 본격적인 통합 논의에 대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범여권 통합의 한축인 민주당이 그동안 내부 당권경쟁에 치중하면서 열린우리당, 탈당그룹 등 통합 파트너들과의 논의를 잠시 접어뒀지만 4.3 전대를 통해 민주당이 '리더십'을 정비하면 범여권 각 정파도 통합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때문이다.

민주당 대표경선 레이스는 현재 박상천(朴相千) 전 대표가 앞서고 있는 가운데 장 상(張 裳) 전 대표 등 후발주자들이 막판 역전을 노리는 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경륜과 정치력을 앞세워 향후 통합국면에서 민주당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 대의원들의 바닥 표심을 장악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 전 대표측은 "대의원 여론조사 결과 장 전 대표는 20%대 안팎의 지지율이었던 반면 박 전 대표는 40%대를 넘어섰다"며 "특히 장 전 대표가 최근 tv토론을 거부, 대의원들의 실망감이 더욱 커진 만큼 박 전 대표가 이길 것"이라고 '낙승'을 전망했다.

반면 장 전 대표는 막판 역전극을 펼쳐보이겠다는 각오다. 특히 장 전 대표는 김효석(金孝錫) 이낙연(李洛淵) 신중식(申仲植) 이상열(李相烈) 의원 등 원내 의원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중립파로 분류되던 한 의원은 "그동안 의원들이 움직이지 않았으나 최근 장 전 대표를 만나 적극 지지를 약속했다"며 "결국 표를 까봐야 알 것"이라고 호언했다.

이처럼 민주당의 막판 당권경쟁이 '박상천 굳히기' 대 '장상 추격전'의 양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열린우리당과 우리당 탈당그룹은 벌써 '4.3 전대 이후'를 대비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이 4.3 전대를 치러 새 대표를 세우고 나면 5-6월 대통합신당 창당이라는 범여권의 큰 일정표를 향해 범여권 제정파가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의장은 지난달 28일 광주 방문시 "민주당이 전대를 치르고 나면 민주당과 아주 적극적이고 광범위하고 밀도있게 (범여권) 통합문제를 논의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또 민주당 의원들에게 통합교섭단체를 제안한 통합신당추진모임 일부 인사들은 민주당 중심론자로 알려진 박 전 대표를 만나 통합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등 누구와도 대화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통합의 밑그림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는 민주당을 기반으로 한 중도정당 건설론을 내건 박 전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 통합주도권 경쟁이 오히려 심화되는 반면 '장상 체제'가 들어서면 범여권 통합에 적극적인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통합논의에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반대의 시나리오가 제시되기도 한다. 옛 민주당 원내총무와 당대표를 거친 박 전 대표가 '열려 있는' 협상능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열린우리당 또는 통합신당모임과 대화에 나서면 의외로 쉽게 일이 풀릴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당 통합추진위 소속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신당추진기구나 협상테이블을 제안하면 기득권을 버리는 자세로 통합논의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장상체제'가 들어서면 민주당 의원들이 통합논의를 주도할 가능성이 많고 이들은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 정운찬(鄭雲燦) 전 서울대총장이 참여하는 제3지대 중도통합론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우리당 또는 통합신당모임과의 대화는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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