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李 찬반 대립..성사 미지수

"경선 이후로 연기하는 게 바람직하다"(박근혜측) vs "예정대로 6월에 해야 한다."(이명박측)

한나라당이 최근 '경선 룰'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이번엔 시.도당 위원장 선거 연기 문제를 놓고 마찰음을 내고 있다.

당 지도부가 당내 분열 등 후유증을 우려, 6월로 예정된 시.도당 위원장 선거를 8월 경선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양대 대선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 측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선 선거인단의 절반을 차지하는 '당심'을 잡는 데 대의원과 당원 장악력이 큰 시.도당 위원장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만큼 박-이 양측은 각기 다른 셈범을 통해 유리한 구도를 짜겠다는 계산이다.

박 전 대표측 최경환(崔炅煥)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도 당 지도부와 비슷한 입장"이라며 "큰 선거를 앞두고 시.도당 위원장을 새로 뽑으면 결국 대리전이 돼 갈등이 불가피하다. 당의 단합을 위해서라도 연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측 이성권(李成權) 의원은 "경선 전까지 국민의 관심을 끌 만한 이벤트가 없기때문에 시.도당 위원장 선거는 원칙대로 치르는 게 맞다"면서 "프라이머리(예비선거)니 전초전이니 하면서 후유증을 걱정하는데 시.도당 위원장 선거가 없더라도 후유증은 있게 마련"이라고 맞섰다.

양측이 이렇게 시각차를 보이는 것은 내부전략이 다르기때문. 현재 16개 시.도당 위원장들이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측으로 절반씩 양분돼 있는 가운데 이 전 시장측은 시.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확실히 승리해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박 전 대표측은 '혈투'까지 감수하면서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초선의원은 "경선국면이 본격 도래하면서 양 캠프가 사사건건 충돌하는 형국"이라면서 "박-이 두 주자 진영의 입장이 저렇게 엇갈리면 지도부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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