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로 취임한 지 2년 반을 맞았다. 5년 임기에서 이제 막 절반을 돈 것이다. 대통령직을 수행한 기간만큼 대통령직을 수행할 기간이 남았다.

그러나 반환점을 돌며 각종 의혹과 이에 따른 민심 이반 등을 되돌리려 한 담화문 발표와 기자회견은 마지막 기회마저 잃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난맥상을 보이는 현 정국에 대한 정면돌파 대신 국정 홍보와 변명이 주를 이뤘던 담화문 발표는 국민들에게 대통령이 현실과 괴리된 인식을 보여줬다는 부정적 인식을 더욱 더 심어줬다.

한국갤럽이 지난 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17%로 조사됐다. 지난주에 이어 다시 10%대를 기록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10%대로 수렴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오차범위 95% 신뢰 수준에서 ±3.1%P)한 결과,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17%, 부정 평가는 74%로 나타났다. 지난 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1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대로 추락했다. 한 주 사이에 다시 2%P가 추락했다.

조사 기간 가운데 마지막날인 7일 오전에 진행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기자회견은 수렴되지 않는 조사지표다. 그래서 그 반향은 어떠한지 더 지켜봐야 된다.

부정 평가 이유 1위는 김건희 여사 문제’(19%)였다. 이어 경제/민생/물가’(11%), ‘소통 미흡’(9%), ‘전반적으로 잘못한다’(7%), ‘경험·자질 부족/무능함’(6%), ‘독단적/일방적’(5%), ‘외교’, ‘의대 정원 확대’(이상 4%), ‘부정부패/비리’(3%) 순으로 부정 평가 이유가 나타났다.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1.8%.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민주화 이후 대통령이 집권 3년차에 지지율 17%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과 성별, 연령을 막론하고 부정 평가가 50% 이상이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레임덕 신호를 알리는 지지율을 20%로 본다. 그런데 그것이 무너진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콘크리트 지지층까지 빠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여권의 정치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국정 하반기 당정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고조되며 친윤석열계 분열·이탈이 가속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남은 임기 2년 반 동안 지지층 단속 여부가 국정동력 유지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정권 3년 차는 차기 권력 부상에 따른 여권 분열, 당정 충돌과 레임덕이 시작되는 시기로 해석된다. 여기서 주목되는 건,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당내 친한동훈계가 윤 대통령을 향한 실망 기류를 보인다는 점이다.

정국이 살얼음판인데도 대통령의 인식은 느긋하다. 전광판을 보고 뛰지 않겠다고 한다.

대통령은 선수가 아닌 감독이다.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지켜보고 팀의 활로를 찾기 위해 어떤 작전을 세워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가장 큰 우려는 보수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경청하고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게 활로의 첫 시도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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