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박성규 한의학 박사·예올한의원 원장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패권국으로 발돋움하면서 미국 문화 또한 유럽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영화시장을 석권한 것은 할리우드였고 당시 존 웨인은 미국 정신을 잘 드러낸 배우로 국민적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1979년 존 웨인이 사망했을 때 그를 사랑한 많은 이들이 존 웨인을 냉동 보관했다가 후세에 의술이 발달하면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존 웨인은 영원한 안식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도 냉동 보관 중이라는 의혹도 있다.

선진 사회가 맞는 문제점 중 하나가 고령출산이다. 직업 준비기간이 길고 생활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결혼과 함께 출산도 늦어진다. 여성은 30대에 이르면 자궁이 노쇠해지기 시작하여 35세가 되면 자궁 노화가 가속된다. 고령출산은 자궁의 부실로 태열 태독이 생기기 쉽고 이로 인해 산모뿐만 아니라 아이도 여러 가지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아토피, 성장 장애 등 선천성 질환에 이환되거나 심한 경우 기형이나 자폐를 안고 태어나기도 한다. 아이가 선천성 질병을 안고 태어난 경우 아이뿐만 아니라 양육하는 부모도 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다.

시험관 아기 시술과 냉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를 결합한 난자 냉동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젊고 건강했을 때 난자를 보관했다가 훗날 사용한다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한다. 덕분에 구미 각국에서 관심을 받다가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마치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할 줄 아는 지성인이라도 된 듯 어떤 이는 몇 년 간격으로 자신의 난자를 냉동 보관하기도 한다. 고령출산에 대한 완전한 해법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충청북도에서도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난자 냉동 시술비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도민들의 숙원을 제때 파악하여 행정지원을 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나 과연 저출산 대책으로 합당한지는 의문이다.

난자 냉동 사업이 그들의 선전대로 실현된다면 상당히 매력적이며 더 많은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냉동 난자를 이용한 출산이 진행되면서 문제점들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냉동 난자 또한 기형이나 저지능 그 외 선천성 질병을 발생시킨다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첨단 급속 냉동 기술로 모든 생체 정보를 손실 없이 유지할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결과는 믿음을 져버렸다. 더불어 난자 냉동 시술을 받을 때마다 정기 손상으로 건강이 크게 상한다. 이러한 문제는 처음부터 예견되었지만 대중에 영합하는 마케팅은 언제나 전폭적 지지를 받았으며 피해는 온전히 개인의 몫이다. 대중매체는 선전 선동의 무대일 뿐이다.

난자 냉동은 저출산 대책이 될 수 없다. 더 많은 여성들이 출산연령을 뒤로 미룰 것이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기형이나 선천성 질병은 또 다른 출산 기피의 원인이 된다. 출산을 하더라도 양육에 많은 문제를 야기하여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고 국민 건강을 위한 재정 지출 또한 급증할 수밖에 없다. 난자 냉동 시술비 지원사업은 의사와 자본만 살찌우며 국민은 고통에 빠지게 한다. 지자체는 이런 사업에 세금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대형 산업 단지를 유치하여 양질의 일자리 제공에 힘쓰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근본적으로는 적령기에 결혼하고 출산하도록 사회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필수 요건 중 하나다. 행여 출산이 늦은 경우 몸과 자궁을 튼튼하게 다스린 후 임신을 하면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해진다. 한의사는 침 뜸 한약으로 정자 난자 그리고 자궁을 건강하게 하여 자연 임신이 되도록 하며 태아가 자궁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한의사의 도움을 받은 아이는 총명하고 건강하다. 이는 오랜 세월 입증된 참된 의술이다. 난자 냉동 시술은 또 다른 ‘과학 미신’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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