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조병하 속이상쾌한내과·건강검진센터 원장

내과에 내원하는 환자의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가 속쓰림과 같은 상복부 통증이다. 상복부 통증의 원인은 위, 십이지장, 췌장, 담낭 등 다양하지만 “위염 증상이 있다”, “만성적으로 위염이 지속된다.” 라고 증상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상부 위장관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위염과 위궤양을 혼용하여 표현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원인, 치료기간, 예후에 차이가 있어 구별이 필요하다. 위염은 만성 위축성 위염, 만성 표재성 위염, 발적성 위염, 미란성 위염, 림프여포성 위염 등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이중 궤양과 가장 혼용하여 사용하는 용어가 미란인데, 미란은 위산 등의 공격으로 인하여 위장관의 표면에 해당하는 점막층에만 조직의 결손이 국한된 경우를 말한다. 궤양은 보다 아래층인 점막하층 이하를 포함한 결손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위궤양과 십이지장 궤양을 합쳐 소화성 궤양이라고 하고, 소화성 궤양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만성 위염, 위궤양, 위암의 원인 중 하나이므로 최근에는 내시경 검사를 통해 균이 발견되는 경우 제균치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소화성 궤양이 있는 경우에는 제균치료를 하는 것이 재발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진통소염제, 아스피린과 같은 약물도 궤양을 유발할 수 있어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스트레스, 흡연, 과음 등에 의해 위점막의 방어인자가 약해지거나 위산분비가 많이 되는 경우도 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

소화성 궤양은 속쓰림, 소화불량, 식욕감퇴, 오심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간혹 무증상 환자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궤양에 의해 출혈이 발생하여 토혈, 흑색변, 혈변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천공이 발생하는 경우 극심한 복통으로 응급실에 내원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주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빈도가 줄기는 했지만 궤양이 여러 번 반복되어 반흔이 심하게 생긴 경우 협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십이지장은 암발생이 드물지만 위궤양은 암으로 진단이 되는 악성 위궤양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내시경 검사에서 위궤양이 발견되는 경우 반드시 조직검사를 하고 6-8주 정도 위산분비 억제제로 치료를 한 뒤 추적 위내시경 검사를 하게 된다. 간혹 약물 치료 후에도 치료가 되지 않는 불응성 궤양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악성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조직검사를 한다.

위궤양을 예방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맵고 짠 음식과 같은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신선한 재료를 이용한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스피린, 진통소염제의 경우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장기복용을 피하고,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있으면 치료하는 것이 좋다. 또한 증상이 있을 때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1-2년에 한번 정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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