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경은 경찰의 꽃이라 불린다.

양쪽 어깨에 무궁화 여덟 송이를 얹은 총경은 하나의 관청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관청은 국가 사무를 집행하는 국가 기관을 의미한다.

경찰공무원 승진임용 규정에 따라 근평과 경력평정 결과를 바탕으로 선발 예정 인원의 5배수 안에 포함되면 총경 자리를 바라볼 수 있다.

5배수에 포함되더라도 세평이 나쁘고, 평소 자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검증 단계를 넘지 못해 승진에 고배를 마실 수 있다.

이런 총경 승진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지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충북에서 몇 송이 안되는 꽃이 피어날까 봐서다.

충북경찰청의 경우 1991년부터 2016년까지 2차례(2007년·2013년)를 제외하고 매년 1명만 총경 승진을 해왔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진 매해 2명의 총경이 배출됐다. 이 때문에 충북경찰청은 만성 인사 적체에 시달렸다.

매번 할당량보다 적은 총경 승진자 수가 내려왔기 때문이다.

당시 전국 평균 총경 승진 인원은 2017년 86명, 2018년 82명, 2019년 92명, 2020년 107명, 2021년 87명으로 평균 90.8명이었다.

전국 경찰관 대비 충북경찰청의 점유율(정원 기준)이 약 3%에 이르는 것을 고려할 때 충북의 총경 승진 인원은 2.7명이 적정했지만, 소수점 자리가 타지역으로 유출된 것이다.

또 일반적으로 전국 시·도에 배분되는 총경 수가 연도별 경정 승진자 현원과 치안수요 등(시·도경찰청 산하 경찰관서 수 등)이 반영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납득이 어려운 인사결과였다.

이런 상황에서 2022년, 2023년 충북경찰청 1991년 개청 이래 처음으로 4명이 승진했다.

당시 충북 출신인 윤희근 전 경찰청장 영향력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를 두고 타시도에서는 '그동안 충북이 혜택을 받았으니 당분간 인사는 양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 제 몫을 받은 것이다. 수혜 또는 혜택으로 볼 것이 아니다.

또 지난해 승진한 김은희 총경의 경우 충북 몫이 아닌 '여경티오(TO)'로 보는 것이 옳다.

그리고 그간 충북이 받아온 인사 홀대를 고려할 땐 4명 안팎의 총경 승진이라는 요구가 전혀 무리한 것도 아니다.

더욱이 복수직급제 도입에 따라 승진 규모가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당당히 충북 몫 4자리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장기간 이어진 '인사 푸대접'에 충북 경찰은 패배의식에 절여져 본인 몫을 당당히 요구하지 못하고 있다.

충북 경찰이 제 몫을 못 챙기는 것은 지역민의 몫을 못 챙기는 것과 같고 이는 더 나아가 지역 명예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지역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충북 경찰은 노력해야 하고, 이를 위한 지역 정치권의 지원도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인사가 만사'라고 잘못된 인사는 조직을 느슨하게 하고 내부 불만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런 인사가 반복되면 지방의 경찰관 사기진작은 기대난망이다. 

성실하게 맡은 책임을 다하는 경찰들에게 일 할 의욕을 불어넣어 줄 때 치안 서비스의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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