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론] 김복회 전 오근장 동장

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가야한다는 말을 실천하기 위해 우리는 떠났다. 목적지는 호주와 뉴질랜드다. 들뜬 가슴을 안고 우린 시드니공항에 도착했다. 처음 간곳은 시드니 동물원이다. 호주에만 있다는 코알라는 잠보라 자는 모습만 보아야 했다. 동물원에는 귀여운 유치원아이들이 단체로 왔다. 어딜 가나 아이들은 참 예쁘다. 이 나라는 유치원에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단다.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살기 때문에 통일된 음식이 없단다.

다음 일정으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를 갔다. 유명한 곳이라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매체를 통해 보던 곳에 직접 와보니 감회가 새롭다. 외관만 돌아보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호주의 일정을 마치고 뉴질랜드로 갔다. 뉴질랜드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보는 산은 환상이었다. 눈 쌓인 산과 계곡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뉴질랜드에 도착하여 밀포드사운드로 출발했다. 도로 옆 넓은 초원에는 양들이 평온하게 풀을 뜯고 있다. 엄마 양 곁에 새끼들이 너무 귀엽다. 끝이 없는 초원의 양들은 주인도 없이 이곳에서 먹고 자고 다한단다. 양 목장에 철조망을 쳐놓았는데 우리나라 포스코에서 생산한 것이라고 했다. 이곳 농장 주변에는 방풍림이 많다. 방풍림이 없으면 냉해를 입는단다. 그 방풍림 중에 미루나무가 많이 보였다. 어릴 적 동네에서 많이 보았던 미루나무를 이곳에서 볼 수 있어 좋았다. 우리가 가고 있는 밀포드사운드는 비가 자주 와서 관람을 제한할 때가 많은데 다행히 날씨가 좋아 볼 수 있었다. 이곳 국립공원에는 아무시설도 못한단다. 우리나라 같으면 식당과 카페가 널려 있겠지만 일체 허용 안 한다고 했다.

밀포드사운드로 통하는 유일한 터널인 호머터널은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망치와 정 하나만으로 뚫어 20년 걸쳐 완공했단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보호하려는 그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터널 입구에서 보는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차들이 잠시 멈추어 가는 사진 명소이기도 하단다. 그런 터널을 지나는데 감회가 새로웠다.

이곳은 먼지가 없어 길옆 나뭇잎들은 기름을 발라 놓은 것처럼 반짝거린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수돗물을 먹는단다. 아무데서나 물을 떠서 먹어도 된다하여 우리도 병만 가지고 다니면서 떠서 마셨다. 옥색 빛 디카포호수 앞에 작은 선한목자 교회가 있는데 4시에는 기독교 예배를, 6시에는 천주교가 예배를 드린다고 한다. 작은 교회 안을 보고 싶은데 잠겨 있었다. 우리는 남섬 여행을 마치고 북섬으로 출발했다. 오클랜드에서 여행을 시작했다. 쥬라기 공원 촬영지인 레드우드 수목원에 가서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이곳의 특산품인 양쇼도 관람하고 팜 투워도 했다. 팜 투워를 하는데 안내자가 우리나라 사람으로 유쾌하게 진행하여 우리에게 많은 웃음을 주었다. 뉴질랜드가 잘 사는 나라라고는 하지만 너무 한적하다. 길거리에서도 사람을 만나기 어렵고 저녁에도 일찍 잔단다.

공기도 좋고 물도 아무데서나 먹을 수 있어 좋다지만, 사람 냄새 맡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는 양을 처음 볼 때는 평화롭고 행복해 보였지만, 여행이 끝날 즈음에는 너무 외로워 보였다. 친구들과 함께한 여행을 통해 우리가 살고있는 우리나라가 더 소중하게 가슴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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