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인도의 캘커타 서남방에 있는 정글지대에서 그곳에 선교사로 와 있던 씽 목사 부부는 늑대굴에서 양육되었으리라고 짐작되는 두 어린이를 발견했다. 작은 어린이는 세살 정도 되어 보였고 큰 어린이는 일곱살 정도로 보이는 여아였다. 두 어린이의 머리에는 물론 가슴과 어깨에까지 털이 있었다. 사람처럼 서서 걷지도 못하고 강아지처럼 손발을 합쳐 네 발로 기어 다녔으며 먹을 것을 주어도 손으로 집어 먹지 못하고 꼭 짐승처럼 입을 접시에 대고 핥아 먹는 방법밖에는 모르고 있었다. 머리는 자랄 대로 자라 헝클어져 있었고 손바닥과 발바닥에는 못이 박혀 있었다. 무슨 소리가 나면 이를 내놓고 짖어 대는데 그 소리는 늑대의 울음소리와 같았다. 틀림없는 인간이었으나 아무리 보아도 인간다운 점은 하나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아니 인간답기보다도 두 어린이는 틀림없는 늑대였다.
추정컨대 산중에 버려진 갓난아기를 어미 늑대가 물어다가 늑대굴 속에서 양육했으리라고 짐작되었다. 처음에는 늑대형제들과 함께 어미늑대의 젖을 먹고 좀 성장한 다음부터는 어미늑대가 잡아오는 짐승의 고기를 먹고 자랐으리라. 씽 목사 부부는 이 늑대 어린이를 인간세계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있는 정성을 다하여 노력했지만 결국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가져오게 하지는 못했다. 인간에게 발견 된지 9년 만에 큰 어린이 가마라는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 이야기는 인간에게 좋지 못한 환경이 주어질 때에 인간답게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말하자면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문화적인 환경이 요청된다는 즉 교육의 힘이 인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입증해준다. 가마라는 틀림없는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인간 문화에 접하지 못함으로써 그만 사람 아닌 늑대가 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그 이상의 것을 우리에게 시사해준다. 그것은 인간의 능력이나 인간다운 성격이 어린 시절에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야생인간 가마라를 인간세계로 되돌아오도록 하기 위한 끈질긴 노력도 결국 허사였다는 것은 어린 시절에 인간다운 교육을 받지 못했을 때에 그 회복이 가능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현상은 동물실험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오리새끼가 태어나자마자 오리와 함께 키우지 않고 병아리와 함께 자라게 한다. 오리가 “꽥꽥”거리는 울음소리를 배워야 할 시기가 지난 다음 병아리와 함께 자란 오리를 어미 오리가 있는 데로 옮겨온다. 그랬을 때에 오리는 오리소리를 내지 못하고 닭소리만 내는 것이 아닌가. 이와 같이 어린 시절에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하게 되면 성장한 다음에는 영영 그것을 배울 수가 없게 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적절한 유아교육의 필요를 절감하게 된다.
/윤한솔 홍익불교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