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의 우수성은 바로 교육의 힘의 결과이다. 유태인의 뇌세포가 다른 민족에 비하여 유별나게 특수하다는 증거도 없고 그들의 식생활이 유아의 두뇌발달을 좋게 한다는 근거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결국 유태인의 교육이 두뇌를 개발하는 어떤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가설의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다. 최근에 와서 인간의 두뇌는 유전이나 혈통의 결과가 아니라 인간이 자라는 과정에 주어지는 환경의 결과라는 점에 대해서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은 일치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은 우수두뇌란 타고나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잘 될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 느니 “ 모차르트는 세살 때에 피아노 연주를 했다.” 느니 하는 말들이 모두 그런 생각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나 모차르트나 괴테 같은 천재들이 자라나온 과정을 엄밀히 조사해 보면 그들의 천재적인 재능이 결코 우연의 소산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거기에는 어머니의 헌신이 있고 아버지의 계획적인 교육이 있으며 그들의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하도록 자극하는 문화적 환경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교육이 있으므로 해서 우수한 두뇌가 배출되는 것이지 결코 환경의 작용 없이 두뇌가 개발되는 것이 아니다.

1920년 인도의 캘커타 서남방에 있는 정글지대에서 그곳에 선교사로 와 있던 씽 목사 부부는 늑대굴에서 양육되었으리라고 짐작되는 두 어린이를 발견했다. 작은 어린이는 세살 정도 되어 보였고 큰 어린이는 일곱살 정도로 보이는 여아였다. 두 어린이의 머리에는 물론 가슴과 어깨에까지 털이 있었다. 사람처럼 서서 걷지도 못하고 강아지처럼 손발을 합쳐 네 발로 기어 다녔으며 먹을 것을 주어도 손으로 집어 먹지 못하고 꼭 짐승처럼 입을 접시에 대고 핥아 먹는 방법밖에는 모르고 있었다. 머리는 자랄 대로 자라 헝클어져 있었고 손바닥과 발바닥에는 못이 박혀 있었다. 무슨 소리가 나면 이를 내놓고 짖어 대는데 그 소리는 늑대의 울음소리와 같았다. 틀림없는 인간이었으나 아무리 보아도 인간다운 점은 하나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아니 인간답기보다도 두 어린이는 틀림없는 늑대였다.

추정컨대 산중에 버려진 갓난아기를 어미 늑대가 물어다가 늑대굴 속에서 양육했으리라고 짐작되었다. 처음에는 늑대형제들과 함께 어미늑대의 젖을 먹고 좀 성장한 다음부터는 어미늑대가 잡아오는 짐승의 고기를 먹고 자랐으리라. 씽 목사 부부는 이 늑대 어린이를 인간세계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있는 정성을 다하여 노력했지만 결국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가져오게 하지는 못했다. 인간에게 발견 된지 9년 만에 큰 어린이 가마라는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 이야기는 인간에게 좋지 못한 환경이 주어질 때에 인간답게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말하자면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문화적인 환경이 요청된다는 즉 교육의 힘이 인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입증해준다. 가마라는 틀림없는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인간 문화에 접하지 못함으로써 그만 사람 아닌 늑대가 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그 이상의 것을 우리에게 시사해준다. 그것은 인간의 능력이나 인간다운 성격이 어린 시절에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야생인간 가마라를 인간세계로 되돌아오도록 하기 위한 끈질긴 노력도 결국 허사였다는 것은 어린 시절에 인간다운 교육을 받지 못했을 때에 그 회복이 가능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현상은 동물실험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오리새끼가 태어나자마자 오리와 함께 키우지 않고 병아리와 함께 자라게 한다. 오리가 “꽥꽥”거리는 울음소리를 배워야 할 시기가 지난 다음 병아리와 함께 자란 오리를 어미 오리가 있는 데로 옮겨온다. 그랬을 때에 오리는 오리소리를 내지 못하고 닭소리만 내는 것이 아닌가. 이와 같이 어린 시절에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하게 되면 성장한 다음에는 영영 그것을 배울 수가 없게 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적절한 유아교육의 필요를 절감하게 된다.




/윤한솔 홍익불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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