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병호 한국재정지원운동본부 이사

21세기 축산업과 대체육 산업은 기후 변화, 윤리적 문제,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대체육은 전통적인 축산업의 환경적 부담과 동물 복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등장했지만, 이를 둘러싼 중요한 문제는 대체육과 전통육이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금과 과세 정책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세제상의 불평등은 대체육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저해하고, 전통육 산업의 경쟁력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부가가치세는 소비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으로, 가공된 식품에는 과세되고 일부 생필품은 면세된다. 대체육은 대부분 가공된 형태로 판매되기 때문에 면세 대상에서 제외되어 과세되며, 이는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반면, 전통육은 가공되지 않은 생고기라면 면세 대상에 해당하지만, 가공이 들어가면 과세된다. 예를 들어, 정육점에서 판매하는 생고기는 면세지만, 음식점에서 조리된 고기는 과세 대상이 된다. 이처럼 부가가치세 차이는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가격 차이를 만들어 대체육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실제로, 2022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육 산업은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통적인 육류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을 열어 둔다. 그러나 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려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특히, 부가가치세와 같은 세제 차이는 대체육 제품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큰 장애물이 된다. 대체육을 과세하는 현행 정책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줄이며, 대체육 시장의 성장을 제한할 수 있다.

소득세와 법인세에서도 대체육 관련 기업은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와 투자 세액공제를 통해 세제 혜택을 받는다. 대체육 관련 기술은 국가의 신성장·원천기술로 분류되어 이러한 혜택을 통해 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전통육 산업은 상대적으로 세제 혜택이 적다. 예를 들어, 비영리법인이 운영하는 축산업체는 세금이 면제되지만, 대다수의 대체육 기업은 세금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한다. 이런 세제 차이는 대체육 시장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된다. 뉴욕타임즈에 의한 2023년 보고서에서도 “대체육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세제 혜택 부족”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산업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적으로 대체육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많은 나라에서 대체육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거나, 전통육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과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대체육 산업의 빠른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미국의 Impossible Foods와 Beyond Meat와 같은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각국 정부의 세제 정책이 이를 뒷받침하지 않으면 시장의 성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UN FAO(식량농업기구)는 2021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체육 생산을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대체육과 전통육이 경쟁하는 시장에서 세제 차이는 단순히 세금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경제적 불균형을 초래한다. 대체육은 환경적, 윤리적 이점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세법상으로는 전통육보다 불리한 처우를 받는다. 예를 들어,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20년 보고서에서 축산업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14.5%를 차지한다고 밝혔고, 이는 대체육이 기후 변화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체육은 온실가스를 줄이고, 물 사용량을 절감하는 등의 환경적 장점이 있지만, 이러한 이점이 세금 혜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시장에서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체육에 대한 면세 혜택을 확대하고, 세법을 개정하여 시장에서의 불공정한 경쟁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대체육 시장은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품질 면에서도 기존 육류와 경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대체육이 기존 육류보다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정부 차원의 추가적인 세제 혜택과 지원이 필요하다. 하버드대학의 2021년 연구에 따르면, 대체육의 가격이 10% 감소할 경우 소비자들의 대체육 선택이 25% 증가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처럼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대체육 시장에서 세제 차이는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결국, 대체육과 전통육의 과세 차이는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서 우리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대체육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려면 정부가 더 많은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시장에서의 불공정한 경쟁을 해소해야 한다. 대체육과 전통육이 공존하는 시장에서 세법상의 차이를 해소하는 것은 기후 변화 대응, 동물 복지,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 등 여러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 기업, 소비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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