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눈] 김재국 문학평론가·에코 색소폰 대표

어수선한 시국이지만, 주말을 이용해 가족 모임에 다녀왔다. 가족 공동체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해 전, 어머니께서 우리 4형제를 비롯해 며느리와 손주들을 남기고 돌아가셨다. 아버지께서 떠나신 후 집안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셨던 어머니마저 떠나자, 우리 가족은 모두 고아와 다름없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슬퍼하고만 있을 수는 없어, 새해 초 가족 모임을 열어 서로의 안부를 묻고 덕담을 나누기로 했다. 명절 제사나 기제사 때도 만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새해 초 가족 모임은 또 다른 의미를 지녔다. 특히, 유통업에 종사하는 막내 동생이 리조트를 빌리고 다양한 음식을 풍성하게 준비해온 덕분에 모임의 분위기는 더욱 화기애애했다.

불과 한 달 전 결혼한 조카와 조카며느리가 처음으로 참석해 자리를 빛내 주었다. 돌아가며 이들에게 덕담을 건네는 동안, 가족 공동체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대학 졸업 후 몇 차례 실패 끝에 당당히 취업에 성공한 조카도 참석했다. 모두가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며 축하해 주는 모습을 보니,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된다.’라는 말이 실감났다.

부모님께서 세상을 떠난 후, 장성한 형제자매라도 우애를 돈독히 유지하려면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우선, 정기적인 만남을 정해 함께 식사하거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유대감을 이어간다. 서로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며, 직장 생활, 건강 상태, 자녀 양육 등의 주제로 대화하며 공감과 지지를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돌아가신 부모님의 추억을 자주 회상하며 가족의 정체성을 되새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모님의 생일이나 기일에 모여 추모하거나, 부모님이 좋아하셨던 음식을 만들어 나누는 것은 가족 유대를 강화할 수 있다. 간혹 갈등이 발생하면, 감정을 억누르고 차분히 대화하며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형제자매의 가치관이나 생활 방식을 존중하고, 서로를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부모님 살아생전 함께했던 명절 행사나 가족 모임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설날이나 추석에 모여 음식을 준비하거나, 부모님께서 소중히 여기셨던 물건들을 보존하며 추억을 나눈다. 형제자매 중 누군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물질적·정서적으로 지원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형제자매의 배우자와 자녀들에게도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형제자매가 도움을 주거나 배려를 보였을 때, 즉시 감사의 말을 전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형제자매 간의 관계를 더욱 따뜻하게 만든다. 또한, 자신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형제자매와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가족은 단순히 혈연으로 이어진 관계를 넘어 서로 사랑하고 지원하며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공동체다. 이를 소중히 여기고 유지하려는 노력은 개인과 가족 모두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형제자매는 서로에게 든든한 존재가 되고, 부모님께서 남기신 가족 유대감을 더욱 깊이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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