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성 세종시의회 의장
조례 제·개정안 발의 인당 20.9건… 광역의회 1위
원만한 사업 위해 집행부와 소통·협력 관계 구축
지방소멸 위기 극복 방안 마련·투자 유치 등 최선
지방의회 독립성 강화·현장 중심 의정활동 전개
지난 7월 4대 세종시의회 하반기 의장에 선출된 임채성 의장은 지역의 현안과 시민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등 시민에게 언제나 든든한 힘이 되는 의정을 펼치기 위해 바쁘게 뛰어왔다. 특히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추진위원회 발족, 세종지방법원 설치법 통과 등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 의회와 집행부 간 갈등과 대립을 넘어 대화와 소통을 통해 협력과 상생 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임 의장의 리더십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에 임 의장에게 지난해 성과와 새해 의정 계획 등을 들어봤다.
-지난해 7월부터 4대 세종시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시의회를 이끈 소감은.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 많은 것을 계획하고 이루려 노력했지만 , 아쉬웠던 일이 더 많은 한 해였던 것 같다. 의장이 된 후 6개월의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 의장으로서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의정활동에 반영하려고 노력했던 시간이었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정이었고,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시민들께서는 여전히 부족하게 느끼셨을 수도 있다. 특히 특정 현안에 대해 의회와 집행부가 대립하는 상황이 만들어져 시민들께서 우려가 크셨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과정도 시민의 뜻을 집행부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일이라고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2024년 성과를 꼽는다면 무엇인가.
"그동안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기울여 온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추진위원회가 발족됐고, 세종지방법원 설치법이 통과되는 등 우리 의회가 국회, 정부, 그리고 사법부에 꾸준히 건의하고 목소리를 낸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4년 지방의회 우수사례 경진대회 본선에 진출해 장려상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우리 의회는 2018년부터 시민의 목소리를 의정활동에 직접 반영하고, 의회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의정모니터단을 구성하고 운영해 왔다.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꾸준히 개선하며, 이제는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의정활동에 반영하는 중요한 창구로 자리 잡았다. 시민이 직접 만드는 조례가 우리 의회 처음으로 발의되고 통과됐다. 교원, 학생, 보호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세종특별자치시 교육활동 보호 조례안이 그것인데, 2022년부터 1년여 동안 청구인 서명을 확보하고 유효성 검증을 거쳐 청구 수리를 결정하고, 제가 대표발의해 심의를 거쳐 지난해 11월 시행됐다. 우리 시 처음으로 시민이 직접 조례를 만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 의원님들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의정활동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열심히 뛰셨다. 그 결과, 우리 의회는 최근 2년간 조례 제·개정안 발의 건수에서 의원 1인당 평균 20.9건을 기록하며 17개 광역의회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를 돌아보면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다.
"의장으로서 처음 발걸음을 내디디면서 '협치'라는 말씀을 가장 많이 드렸다. 의회와 집행부가 서로 발맞춰 가자는 의미였고, 시민을 위하는 일에는 한뜻으로 함께하자는 의지를 말씀드린 것이었다. 하지만 특정 현안과 예산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협치보다는 대립과 갈등의 상황을 시민들께 보여드리게 돼 안타깝고 마음이 무거웠다. 사실 의회나 집행부나 시민을 위한 마음은 같았을 것이다. 다만, 일의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과 목표 설정 후 진행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의견의 차이가 있었다. 차이를 존중하고 설득과 협의를 해가는 과정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아픈 경험이었다. 그 중요한 과정이 밀어붙이기식 추진과 의회에 대한 비난으로 다가와서 힘든 순간이 많았다. 이 아픈 경험을 아쉬움으로만 두지 않고 의회와 시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는 밑거름으로 활용하겠다."
-시정 발전을 위해 시와 시의회의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2025년 집행부와의 관계 구축은 어떻게 할 것인가.
"특정 사업추진 과정에서 의회와 집행부의 의견이 대립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바탕으로 두 기관이 원만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정 사안이 크게 두드러지면서 두 기관이 마치 대립만 하는 것으로 비친 점은 매우 안타깝다. 의회와 시 모두 시민을 위해 일하는 기관으로 , 궁극적인 목표는 다르지 않다.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선정하고 ,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회와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하며 함께 진행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의회와 집행부는 서로 시정을 함께 이끌어가는 파트너로 인식하고, 협력하며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며 하나하나 풀어나가겠다. 집행부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려는 사업에 시민의 의견이 잘 반영돼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조례와 예산 지원 등으로 뒷받침하겠다."
-새해 중점을 두고 추진할 사항은 무엇인가.
"시민의 안전과 민생 회복에 중점을 두고 의회를 끌어가겠다. 경기 위축 등으로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도 어렵다는 호소가 있는 만큼 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경기를 활성화하는 데 힘쓰겠다. 우리 시의 정체성이자 설립의 목적인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해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위 발족, 세종지방법원 설치 확정이라는 큰 진전을 이뤄낸 만큼, 올해에는 행정수도 완성의 실질적인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세종지방법원이 앞당겨 설치될 수 있도록 부지 매입비 등의 예산이 정부 추경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에 지속 건의하겠다. 또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시대를 열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이와 함께 개헌, 세종시법 개정 등 세종시의 법적 지위 확보에도 목소리 내겠다. 미디어단지 등 배후 지원시설 조성과 이주 공무원을 위한 정주 여건 마련 준비도 지금부터 함께 챙겨 나가려 한다. 국가균형발전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의회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저출생, 지방소멸의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을 마련에도 힘쓰고 , 기업과 투자 유치 등도 집행부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2027년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준비도 차질 없도록 집행부, 조직위와 함께 노력하겠다."
-지방의회 역할 강화 등 의회의 당면과제도 많다. 계획은.
"우리 의회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근거 마련에 힘을 모으려고 한다.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으로 인사권 독립은 실현했지만, 지방의회에 관한 법은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구성돼있는 지방자치법에 일부분만 담겨 있어, 점점 커지는 지방의회의 역할과 권한이 제대로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지방의회법이 제정돼 지방의회의 독립성이 강화되고 지방자치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시민의 목소리가 있는 곳은 언제, 어디든 찾아가겠다. 상임위 현장 방문 등을 더 활성화해 현장의 이야기가 시정과 교육행정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의회의 살림도 잘 챙기겠다. 의원님들의 의정활동을 잘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역량 강화 등 세종시의회가 지방의회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새로운 희망과 기대로 새해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인데, 시국의 엄중함과 안타까운 참사로 인해 마음이 참 무겁다. 계엄과 대통령 탄핵·체포 등 정치적 격변의 시간으로 시국이 어수선하고,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안타까운 여객기 참사로 인해 나라에 슬픔이 가득하다. 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면서 이 위기를 잘 이겨냈으면 한다. 우리 의회도 어려운 시기를 시민과 함께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새해에도 시민의 평온한 삶을 지키고, 40만 세종시민의 마음과 노력을 모아 행정수도 완성의 길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걸어가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세종=이능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