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격 폭등에 절도범 기승
경찰이 농산물 절도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순찰을 강화하고 있지만 끊이지 않고 있다. 최든들어 당진경찰서는 마을을 돌며 고추를 훔친 손모씨(51) 형제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농산물을 구입하러 다니는 것처럼 농가를 방문해 주인이 없는 사실을 확인하고 고추를 훔쳐 화물차량에 싣고 달아난 혐의다. 경찰은 마을 안길 CCTV를 장기간 분석해 이들을 붙잡았다. 청양경찰서도 농촌지역을 돌며 말린 고추를 훔친 김모씨(62)를 검거했다. 김씨는 1t 화물차량을 이용해 고추를 훔치던중 발각돼 붙잡혔다. 천안에서는 화물차를 몰고 다니며 15회에 걸쳐 고추·마늘·감자 등을 닥치는 대로 훔친 절도범이 검거됐다. 해마다 끊이지 않는 농산물 절도가 올해는 가격이 폭등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농산물 절도는 일반 절도와는 다르다. 농민들의 삶 자체를 피폐하게 만드는 중대한 범죄 행위다. 농사를 위해 겨울부터 거름을 주는 등 농사 준비를 한다. 봄철이면 밭을 갈고, 파종한다. 이후에는 잡초를 제거하고 농약을 치거나 비료를 주면서 농작물 관리에 혼신을 다한다. 한 여름에는 가뭄이나 집중 호우에 신경을 바짝 곤두세운다. 가물거나 비가 많이 내려도 걱정이다. 어느 한 해도 적당하게 비가 내리고, 필요한 만큼 햇볕이 내려쬔 적이 거의 없지만 올해는 곡식이 영글어야 할 시기에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손톱이 닳도록 정성을 쏟은 농산물을 제대로 수확이나 할 지 걱정이 태산이 아니다. 수확 철을 맞아 태풍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등 농사라는 게 가물어도 걱정, 비가 많이 와도 걱정, 바람이 불어도 걱정, 풍년이면 값이 떨어질까 걱정 등 '걱정의 산물'이다. 인건비는 차치하더라도 비료 값 등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게 농사지만 그래도 수확의 기쁨을 막걸리 한 잔으로 자위하는 게 농심이다. 이를 한 순간에 짓밟는 행위가 농산물 절도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올해는 긴 장마와 폭우로 농산물 수확량이 대폭 줄었다. 특히 고추는 가격이 예년보다 2배 이상 폭등했고, 이마저도 물량이 절대 부족하다. 오죽하면 청양 고추축제에서 지역 주민들에게는 판매하지 않았고, 괴산고추축제에도 고추가 없었을 정도다. 탄저병과 바이러스 때문에 고추밭이 쑥대밭이 됐다. 고추 값이 아무리 올라도 팔 고추가 없다. 농산물 절도범이 더욱 날뛸 것으로 예상되기에 충분한 현실이다.
- 강력한 극약 처방 절실
경찰이 수확기를 맞아 농촌지역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예방의 효과는 거두겠지만 근절시킬 수는 없다. 민생치안을 도외시하면서까지 농산물 절도 예방에만 전력할 수 없고, 한정된 인력으로 방대한 농촌 들녘과 농가를 커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을 자체적으로 자율방범대를 구성하는 문제도 쉽지 않다. 노인들이 대부분인 농촌의 현실에서 이 또한 어려운 이야기다. CCTV 설치가 가장 시급하다.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자를 검거하는 데 가장 큰 효과를 거두는 게 CCTV다. 적지 않은 예산이 뒤따라야 하는 관계로 즉시 해결할 수 없겠지만 속도를 내야한다. 고추 절도범들이 CCTV를 통해 잇따라 검거되지 않는가. 농산물 절도범은 일반 절도범보다 더욱 강력하게 처벌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1년 또는 수년의 결실을 한 순간에 빼앗아가고, 농심을 한 순간에 짓밟는 농산물 절도에 대한 극약 처방이 절실하다.
/김헌섭 편집부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