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필자들이 흔히 하는 말 중 '요즘 군대 좋아졌다'는 문장이 있다. 말 그대로 자신들이 복무할 때와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환경과 처우가 개선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현재 군 사병들은 일과 시간 외엔 스마트폰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확실히 격세지감이 느껴지기는 하다.
그러나 군대가 바뀌는 동안 사회는 더 빨리 변하면 변했지 뒤처지지는 않는다.
결국 청년들이 사회에 있을 때와 군대에 있을 때 느끼는 생활 환경 변화의 차이는 '예나 지금이나' 거의 같다고 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예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는 점이 군대 내에서의 사망 사고 발생이다.
1990년대 초 이전에 복무했던 이들이라면 군대에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 한 이들의 숫자가 입대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수준으로 많다는 걸 입대 이후에 알게 됐을 것이다.
당장 지난해만 해도 경기 파주의 한 육군 부대에서 8월 30일 아침 단체 달리기를 하던 이등병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그보다 앞서 5월 21일엔 세종시의 한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중 훈련병이 사망했다.
같은 달 23일에는 강원도 인제의 육군 부대에서 훈련병이 규정에 어긋난 군기훈련을 받다 쓰러져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6월 24일에는 영내 초소에서 근무하던 병사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사망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기저에는 공통적으로 사회와 다른, 군대라는 조직의 특수성에 기인한 환경 변화가 깔려있다.
국방부의 2022년 국방통계에 따르면 그 해 군에서 사망한 장병은 3.8일에 1명 꼴인 95명이다.
이런 가운데 충북 음성군이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군 복무 청년 상해보험을 지원한다고 10일 밝혔다.
군 복무 중인 청년에 사망, 상해, 질병, 후유장애 등이 발생하면 치료 등을 위한 보험금을 지급한다. 별도 절차 없이 입대 시 자동 가입되며 전역하면 해지도 자동으로 된다.
물론 이런 시책이 장병들의 군생활 안전을 100% 장담할 수 없고 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이뤄지기 때문에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같은 지원이라도 있어야 장병들이나 그 부모들이 조금은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무엇보다 선행돼야 하는 점은 모병제가 아닌 징병제 체제 하에서의 장병, 그 중에서도 사병들에 대한 인식 개선이다.
지난해 7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채 해병 사건 특검법'을 반대하는 필리버스터 토론자로 나서 채 해병의 죽음을 군 장비 파손에 비유하는 발언을 했다가 비난을 받았다.
그에 앞서 임성근 해병대 전 1사단장은 사건 관련 대대장 탄원서류에 '군인은 국가가 필요할 때 군말 없이 죽어주도록 훈련된 존재'라는 취지의 글을 써 국민적 분노를 자아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나라 군대의 사병들은 모병이 아니라 징병, 즉 일정 시기가 되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생활을 해야 한다.
그들 하나 하나 모두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인데 그런 자식이 다치거나 죽을지도 모른다는 각오를 하며 군대에 보내는 부모가 몇이나 되겠는가.
그런 청년들을 위한 음성군의 군 복무 상해보험 지원이 반가운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