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서 '윤석열 참수'라고 적힌 모형 칼을 들어보이며 지지자와 사진을 찍었다고 전해진다.
24일 보도들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과 박찬대 원내대표, 전현희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 대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최고위원은 당시 한 지지자와 함께 '윤석열 참수'라는 글자가 장식된 모형 칼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최근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이 사용하는 응원봉 중 하나로 보이는 이 모형 칼은 삼국지 속 주요 인물 중 하나인 관우가 쓰던 청룡언월도와 모양이 비슷하다.
세계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볼 수 있고 역사 상으로도 가장 오래된 처형 방법이 사람의 목을 베는 참수(斬首)이며 이를 형벌로서 행할 때 참수형(斬首刑)이라고 한다.
한자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사람의 목을 베어 생명을 빼앗는 일인데 단번에, 최대한 고통 없이 이를 시행하기가 쉽지 않아 예로부터 이와 관련한 끔찍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져오고 있다.
단어가 갖고 있는 의미를 볼 때 지금과 같은 국민 대치 정국에서 김 최고위원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근 당 주요 관계자들에게 "윤 대통령에게 가혹하게 느껴지는 '사형', '평생 감옥' 등의 표현은 자제해 달라"며 입단속을 당부한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그는 페이스북에도 "상대에 모멸감을 주는 방식으로 공격하고 의사 표현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비난하면 생산적 논쟁이 어려워진다"고 했었다.
이에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야만시대로의 회귀가 민주당의 비상계엄 해법이냐"며 "겉으로는 법치를 포장지로 헌법재판소의 불공정 재판을 두둔하면서 뒤로는 '윤석열 참수' 같은 형언하기조차 부적절한 극언에 동조하며 장외 다툼을 부추겨온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민주당의 입법 폭거로 촉발된 현 세태를 희화화하고 극렬 지지자들의 폭력 시위를 준동하는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 측은 당시 100여 명이 넘는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다 보니 모형 칼에 뭐라고 적혀 있었는지 등을 일일이 확인 못 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진을 보면 평범한 응원봉도 아니고, 딱 봐도 칼 같이 생긴 물건을 지지자와 함께 잡고 있는데 사진을 찍기 전에 글자가 눈에 안 들어올 수 있었을까 의문이다.
이번 김 최고위원 사진에 앞서 민주당 인사들은 윤 대통령과 현 정부를 향해 수 차례 막말을 하기도 했다.
임오경 의원은 1월 3일 윤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하자 '윤 X라이 새벽까지 술 마시고 아직도 자고 있지? 네 발로 걸어 나와라. 부끄럽지도 않니?'라고 썼다.
문정복 의원은 지난해 12월 26일 당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여야 합의 전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밝힌 직후 페이스북에 'X자식'이라고 올렸다가 삭제했다.
탄핵 찬성이든 반대이든 혐오와 분노를 부르는 언행은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다.
탄핵 심판과 관련, 윤 대통령과 국회 측의 최종 의견 진술만 남은 지금 양 측 모두 부디 이성적으로 결과를 기다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