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우리 경기의 상황 악화 반증
미국의 기준금리 4.5%와 차이 1.75%p 벌어져
원/달러 환율 더오를 가능성…물가상승 등 부작용 위험도
국내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외환시장의 불안감도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0.25%p 내렸다.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오르내릴 만큼 불안한 상황에서 한은이 작년에 이어 금리인하를 재개한 것은 추락하는 우리 경기의 상황 악화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한은은 이날 금리인하와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1월에 전망했던 1.9%에서 1.5%로 0.4%p나 내렸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정부 등이 내놓은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해 첫 달부터 수출은 감소세로 돌아섰고 청년층 취업자는 4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줄었다. 물가는 오르고 소비 심리나 기업들의 체감지표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나라 밖에서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문제는 이번 금리인하 이후다. 일단 이번 인하로 한은의 기준금리는 2.75%로 떨어졌고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인 4.5%와 차이가 1.75%p로 벌어졌다.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높은 금리와 수익을 좇아 빠져나가고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상승해 물가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금리인하는 가계부채 확대와 부동산 시장의 부작용을 불러올 위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연준이 트럼프 관세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 때문에 금리인하를 멈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앞으로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 국내 경기만 보면 2∼3차례의 추가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야 하지만 금리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도 산적한 상황이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현재는 '금리 인하기'이기 때문에 2∼3차례 더 낮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인하 시점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옥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