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 충돌이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시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선 윤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학생들과 반대하는 학생들이 연쇄 기자회견을 열면서였다.
이어 같은 달 17일 윤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 아크로폴리스에선 탄핵에 찬성하는 학생들과 반대하는 학생들이 각각 집회를 벌이며 대치했다.
양측 간에 고성이 오가고 일부 참가자들이 서로 멱살을 잡으며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려 하자 경찰이 막아서기도 했다.
나흘 뒤인 21일엔 탄핵 찬성 집회와 반대 시국선언이 이날 고려대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찬반 단체, 유튜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교내 중앙광장에 모여들어 뒤엉켰다.
대부분은 재학생이 아니었던 이들은 "내란 옹호 극우세력 물러가라", "내란 세력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 구호를 주고받고 서로를 향해 욕설하며 곳곳에서 몸싸움도 벌였다.
캠퍼스 안으로 태극기를 든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극우 유튜버들이 진입했고 탄핵에 찬성하는 조국혁신당,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등 깃발도 곳곳에서 등장했다.
26일엔 이화여대에서도 양 측이 뒤섞여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 앞 계단에는 탄핵 찬반 집회 참가자들이 한데 모여 각각 "윤석열을 파면하라", "탄핵 무효" 등 구호를 앞다퉈 외쳤다.
당초 탄핵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오전 11시 집회를 예고했고 탄핵을 촉구하는 학생들이 오전 10시에 집회를 열기로 했으나 일찍부터 자리를 잡은 양 측이 상대의 현수막과 피켓을 가리거나 막아서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낮 12시 10분쯤 교내 집회 참가자들이 마무리 집회를 위해 대강당 앞 계단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정문 밖에 있던 유튜버 등 외부인들이 울타리를 넘어 들어와 소란이 일었다.
유튜버들은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의 이동을 막거나 참가자들과 서로 밀치기도 했다. 신남성연대 배인규 대표도 교내로 들어가 탄핵 촉구 현수막 앞에 누워 항의하다가 대학 관계자와 경찰에게 제지를 당했다.
같은 날 인천지역 사립대인 인하대 내 광장에서 역시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와 탄핵 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이날 오후 1시 먼저 시작된 탄핵 찬성 집회에는 재학생과 졸업생 등이 참석해 "윤석열을 파면하라"와 "극우세력 물러가라" 등 구호를 외쳤다.
오후 2시 4∼5m 떨어진 인근 광장에서는 인하대 다른 재학생과 졸업생 등이 탄핵 반대 시국선언과 함께 집회를 열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목숨을 걸고 싸웠던 대학생들과 교수들이 아니었던가.
그런 그들이 이처럼 확연한 의견 차이로 대립하고 있는 현 상황이 마음 아프다.
서로의 의견은 당연히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의견의 다름은 지성인이자 대학생 답게 대화를 통해 간극을 줄여 나가야한다.
지금처럼 서로를 적대시하는 과격한 행동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으며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어지러운 나라를 안정시키기 위해선 젊은이들의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서로가 적이 아닌 함께 우리나라를 지탱하는 기둥이라는 사실을 가슴에 새기고 치열하게 의견을 나눠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