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는 늘 푸르다. 영하의 추위에도, 한여름 된더위에도 그 푸른 기운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기세는 그 위용이 대단하다.

스스로 속을 비워낸 대나무는 줄기가 곧고 단단하지만, 잎이 유연해 흔들릴지언 정 스스로 꺾이는 일이 없다.

보통의 나무는 자라는 해만큼을 몸집을 불리면서 나이테를 남기지만 대나무는 그 세월의 마디를 위로 남기면서 자란다. 마디 결절을 통해 스스로 강도를 높이면서 성장한다. 늘리고 채우는 욕심을 비워냈기에 가능한 일.

충청일보의 지난 79년 은 대나무와 닮았다. 때로 흔들리고 휘청대면서도 그 유연성과 기세로 언론이 나아가야 할 길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시대의 등불이 되고자 했다.

창간 79주년을 맞은 충청일보는 이제 산수(傘壽)를 향해 나아간다. 삶의 풍파를 넘어 평온과 안정을 맞이하는 나이 산수. 충청 일보 임직원들은 푸른 대나무를 바라보며 옷깃을 여민다.

해마다 나이테로 몸집을 늘리는 보통 나무와 달리 마음속 욕심을 비우고 매년 마디마다 매듭을 지으며 굳건하게 성숙해지는 대나무처럼 성장할 것을, 이 지역과 시대에 부끄럽지 않은 역사의 증인(證人)이 될 것을.

오는 3월 1일 창간 79주년을 앞둔 27일 전남 담양 죽녹원에서.

글 김재옥 기자 / 사진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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