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초등학교에서 신입생을 볼 수 없거나, 있어도 한 명 뿐인 경우 등 저출생의 쇼크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충청권 중 충북에선 105년 전통의 옥천 군서초등학교가 개교 이래 처음으로 신입생 없이 4일 새학기를 시작했다.


 대전에서도 최초로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가 나왔는데 전교생이 10명 미만인, 서구 평촌동 기성초 길헌분교다.


 전국에서 젊은 인구 비중이 가장 높다는 세종시에선 연동면 연동초등학교가 지난 1월 예비소집 당시 응소자가 한 명도 없어서 입학식을 취소해야 할 상황이었다.


 다행히 한 가족이 최근 이사를 왔고, 도심에 사는 한 쌍둥이 부모가 이 학교에 입학 신청을 하면서 신입생 3명이 생겨 4일 입학식이 치러졌다.


 올해 세종 지역 초등학교 55곳 중 입학생 수가 10명 미만인 학교는 이 연동초를 포함해 7곳이다.


 대전 지역에서 신입생이 10명 미만인 학교는 동구 4곳, 서구 3곳 등 모두 10곳이다.


 신입생이 한 명 뿐이어서 '나 홀로 입학'을 하거나 아예 입학식을 취소한 학교는 충청권에선 충남 28곳과 충북 14곳이라고 한다.


 충남의 경우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가 분교를 포함한 전체 초등학교 420곳 중 16곳이다.


 보령 5곳, 태안 3곳, 금산 2곳, 서산·당진·부여·서천·홍성·천안 각각 1곳씩이다.


 상기한 군서초의 경우 1970∼1980년대 학생 수가 1200명을 웃돌던 때도 있었음을 생각하면 지금은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이처럼 학생 수가 계속 줄어만 가면 종국에는 폐교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이자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 오던 학교가 문을 닫으면 인근 상권 몰락 등 지역의 쇠퇴를 불러오기도 한다.


 교육 당국과 지역 주민들이 학교를 살리기 위해 이런 저런 시도를 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극단적인 예가 되겠지만 입학 지원금 받겠다고 아이를 낳아 학교에 보내지는 않기 때문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국가와 지방정부가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게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려면 사회 분위기가 육아휴직이나 모성보호시간 등의 제도를 눈치 볼 것 없이, 당연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전에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고용 불안정, 취업난, 경제 불황, 높은 집값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마음 편히 아이를 낳아 기르며 생활하기 어렵다.


 게다가 요즘 젊은 부부들은 대부분 맞벌이인데 육아와 관련, 남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직장에서 눈치를 보게 되는 여성들의 경우 더더욱 임신과 출산을 기피하기 마련이다.


 결국 국가적 차원에서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갖춰가는 작업이 끊임 없이 계속돼야 한다.


 그럼으로써 국민들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고 부부  중 어느 한 쪽이라도 경력이 단절되지 않게 해야 한다.


 육아 때문에 자리를 비우면 이를 언짢게 여기는 사업주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냄은 물론 불가피하게 생기는 업무 공백을 메워줄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줄어만 가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다시 예전처럼 교실을 가득 채울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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