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눈] 김재국 문학평론가·에코 색소폰 대표
우리 음악실에서는 공식적으로 매월 두 가지 행사를 진행한다. 하나는 봉사 연주, 또 하나는 향상 음악회이다. 향상 음악회란, 말 그대로 한 달 동안 연주 실력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를 평가받는 자리이다. 이 음악회는 향후 지속적 연주 생활을 위한 성실한 연습을 장려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일부 회원들은 “좀 더 실력이 향상되면 참여하겠다”며 처음부터 참여를 거부하기도 한다. 사실,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무대에서 연주를 하면 긴장하게 되어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프로 연주자가 아닌 이상, 무대에서 실수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실제로 프로 연주자의 무대에서도 종종 실수가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아마추어인 우리가 무대에서 실수를 한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실수에 대한 마음가짐이다. 어떤 연주자는 실수한 부분을 꼼꼼히 분석하여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태도를 취할 수 있다. 또 다른 연주자는 “나는 연주에 소질이 없나 보다.”라고 생각하며 연주 생활을 접을 수도 있다. 어떤 태도가 바람직한지에 대한 답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연주를 계속하고자 한다면 실수는 오히려 배우는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무대에서 실수를 하는 원인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무대 공포증이다. 많은 연주자들이 무대에서 긴장하고 불안해하지만, 그 불안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다. 무엇보다 철저한 준비가 해결책이다. 연습할 때, 무대에서 연주하는 자신을 상상하며 시각화 기법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대 연주를 단순히 의무감이나 책임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순간으로 여기는 것이 중요하다. 무대에서 청중을 친구처럼 대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기분으로 연주하는 것도 긴장을 풀 수 있는 방법이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수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면 긴장을 덜어낼 수 있다. 또한, “나는 잘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 마음을 스스로에게 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연주 후에는 자신의 연주를 반성하고 칭찬하는 시간을 갖자.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것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무엇을 개선할 수 있을지 생각하며 더욱 발전할 수 있다.
무대 공포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연습과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쌓는 것이며, 긍정적 마인드와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호흡, 시각화, 작은 무대 경험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무대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무대 공포증도 극복될 것이다.
연주 실력은 생각만큼 빨리 향상되지 않는다. 어린 시절, 따스한 아랫목 콩나물시루에서 콩나물이 자라던 모습을 떠올려 보자. 시간이 지나면서 그 콩나물은 어느새 자라나 있지만, 그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연주 실력도 마찬가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계속 연습하라. 여러분의 연주 실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성장하고 있다. 그 모든 변화와 성장은 결국 여러분이 연습을 계속한 덕분임을 기억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