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시설 불모지인 충북 청주시가 종합스포츠콤플렉스 확충을 위한 중장기 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시작한 용역은 오는 8월쯤 끝날 예정이다.

청주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기존 체육시설 개·보수 또는 이전·신축 여부를 가늠해 본다.

신축·이전이 낫다면 최적의 입지와 도입 시설의 종류, 적정규모, 총사업비, 운영방법, 재원조달계획, 사업 추진 방식, 법적 사항 검토 등을 한단다.

청주 사직동에는 야구장과 종합경기장, 실내체육관 등이 모여있다.

야구장은 한화 이글스의 2구장으로, 실내체육관은 청주 KB국민은행 스타즈 홈구장, 종합경기장도 충북청주FC의 홈구장으로 이용 중이다.

구장과 종합경기장은 1979년, 체육관은 1974년 건립됐다.

50여 년 전에 지어진 것이다.

'100만 자족도시', '글로벌 명품도시'를 지향하는 청주시지만 체육시설만큼은 박정희 대통령 시대(유신정권)에 머무는 셈이다.

원체 시설이 노후하다 보니 지역 연고의 스포츠팀 경기를 치를 때마다 지역민이고 타지인이며 온갖 불만이 터져 나온다.

스포츠에 진심인 청주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들의 부상 여부 걱정 등에, 원정팀을 응원하러 온 타지인은 시설이용에 불만족스러움을 쏟아내고 떠난다.

경기를 치르러 온 선수들의 불만 역시 크다.
프로선수는 팬심(心)에 보답해야 할 필요도 있지만, 최상의 몸 상태로 좋은 경기를 펼쳐 최고 성적으로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청주경기장에서는 경기보단 부상 방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선수 입장이다.
야구장의 경우 관리가 안된 그라운드 컨디션, 고무판 시설, 3루 더그아웃 높이 등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오죽했으면 지난해 김경문 감독이 청주에서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부상없이 3연전을 마치면 좋겠다"고 말하지 않았겠는가.

또 같은 해 NC와의 경기에선 우천 취소 결정이 떨어지자 한화는 물론 NC 선수들까지 좋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야구장만 문제가 아니다.

충북청주FC의 홈구장인 청주종합경기장도 비슷하다.

비만 내리면 경기장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기고, 관중들의 편의시설은 낙제점이다.

이를 보다 못한 서포터즈는 지난해 대형 현수막까지 걸어 미끄럼 방지 시설을 요구하는 항의 걸개까지 내걸었다.

청주KB스타즈 홈구장인 실내체육관은 그래도 종합경기장, 야구장보단 말이 덜 나오는 편이다.

다만 시설이 오래된 만큼 점수 전광판 등 일부 개선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통합 청주시 위상과 시민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종합체육시설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은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긴축재정 속 다른 우선순위 사업까지 미뤄가며 청주 종합체육시설을 짓기 어렵다는 청주시 입장도 이해가 간다.

다만 청주시가 시민 또는 스포츠팬 등을 배려한다면 땜질식 보수라도 정확한 핵심을 잡고 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

일 잘하고도 비난받는 청주시가 아닌 시민의 가려운 곳을 적절히 긁어줘 칭찬받는 청주시가 돼야 한다.

모두가 스포츠로 '꿈잼'될 청주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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