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윤 대통령의 멘토 중 한명이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했던 판사출신 신평 변호사가 헌법재판소의 선고와 관련해 "재판관들 사이의 평의가 아직 제대로 수습되지 않았다는 분석은 확실한 것 같다"고 평했다.
신 변호사는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헌법재판소의 딜레마, 천 길 낭떠러지 앞에 선 재판관' 제목의 글에서 탄핵심판 선고가 자꾸 미뤄지는 데 대해 "별별 추측이 난무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먼저 헌재의 탄핵소추 과정에서 '야당과 경찰·검찰·공수처 등 수사기관이 헌법·형법학자들의 견해를 무시하고 내란죄 수사와 기소를 급박하게 했고, 헌재도 속전속결식 조급한 재판 진행을 했다'는 취지의 견해를 드러냈다.
또 재판과정에서 "초시계까지 들이대는 식으로 피청구인의 방어권이 극도로 제한됐고,헌법재판소법이나 형사소송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 변호사는 "그런데 뜻밖에도 수사와 구속, 재판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법치주의 파괴의 야만적인 행태에 국민들이 분노하기 시작했고 비상계엄을 하기까지의 과정이 여실히 알려지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야당 쪽이 기댄 '87체제'에 대한 강한 저항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어났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 저항은 점차 '87체제'를 극복하여 새로운 질서, 새로운 나라를 형성하고자 하는 거대한 시민운동, 시민혁명으로 나아갔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 지지여론이 극적으로 올라가며 사회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초기 '내란몰이'의 수사와 기소를 뒷받침한 진술들이 오염되었을 수 있다는 징표가 속속 드러났으나, 재판은 이에 관한 충분한 심리가 되지 않은 채 종결되어 버렸다"고 덧붙였다.
선고가 미뤄지는데 대한 추측이 난무하는 이유와 관련해 신 변호사는 "비상계엄 여러 국면에서의 사실확정이 쉽지 않다"면서 "증거의 오염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데, 그 오염의 정도에 관하여는 살짝 맛만 보았을 뿐 아직 그 실체가 흐릿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민혁명의 열기는 용광로처럼 뜨겁고 '87체제'를 허물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려는 국민들의 소망은 워낙에 간절하다"며 "아마 일부 재판관들은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천 길 낭떠러지 앞에 서 있는 아득한 현기증을 느낄 것"이라고 관측했다.
신 변호사는 결론에서 헌재를 향해 "수사나 기소 그리고 재판의 과정에서 적법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이유를 들며, 실체적 판단에 나아가지 않은 채 '탄핵의 각하' 쪽으로 빠지는 것이 그나마 그들에게 주어진 최선이 아닐까?"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신 변호사는 17일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에서는 검찰이 윤 대통령을 내란죄 혐의로 기소한 윤 대통령의 형사재판 관련 '사법리스크'에 대해 "심우정 검찰총장과 박세현 서울고검장의 콤비가 (수사와 기소를) 해냈다"고 주장하며, 확정 판결까지는 5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이득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