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영웅스토리로 '불굴의 애국지사 정정화' 선정
"광복 전엔 돌아오지 않겠다"… 온 생애를 조국에 바친 거목
나라 잃은 시절, 여성의 몸으로 26년을 임시정부와 함께하며 조국 독립을 위해 온몸을 바친 이가 있다.
국립대전현충원이 4월 '이달의 영웅스토리' 주인공으로 소개한 정정화 지사의 이야기다.
1900년 서울에서 태어난 정 지사는 3·1운동을 기점으로 삶의 방향을 독립운동에 바쳤다. 1920년, 시아버지 김가진 선생과 남편 김의한 선생과 함께 상하이로 망명한 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그림자처럼 따르며 광복의 그날까지 민족을 위한 길에 헌신했다.
그의 활동은 단순한 뒷바라지에 머무르지 않았다. 상하이와 서울을 수차례 오가며 독립자금을 모으고, 이를 임시정부에 전달하는 위험한 임무를 수행했다. 일제의 감시를 피해 임시정부가 장소를 옮길 때마다 정 지사는 항상 그 곁에 있었고, 함께 위험을 무릅쓰며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교육자로서의 열정도 뜨거웠다. 정 지사는 중경의 3·1유치원에서 독립운동가 자녀들에게 교육의 끈을 놓지 않았고, 의연금을 모아 무장 항쟁을 준비 중인 광복군을 위문하는 데도 앞장섰다. 동시에, 임시정부 산하 한국애국부인회 훈련부장으로서 재외 여성들의 독립운동 참여를 독려하며 여성 독립운동의 선도자로 활약했다.
정 지사는 "나라가 독립되기 전에는 절대 귀국하지 않겠다"는 강한 신념을 품고 있었고, 그 다짐대로 해방 후인 1946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조국의 땅을 다시 밟았다. 그가 독립을 맞은 후에도 조용히 후학을 양성하며 민족과 교육에 헌신한 삶은, 진정한 애국의 표본으로 회자된다. 그는 1991년 11월 2일, 91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국립대전현충원 관계자는 "정정화 지사는 임시정부와 함께 한 세월이 누구보다 길고, 그 안에서의 활동 또한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다"며 "여성 독립운동가로서 그가 남긴 족적은 우리 역사에 반드시 기억돼야 할 귀중한 자산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인물들을 꾸준히 조명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이달의 영웅스토리' 콘텐츠는 국립대전현충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추모와 교육을 위한 다양한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대전=이한영기자

